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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일은 주부의 날/전업주부는 당당한 직업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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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일은 주부의 날/전업주부는 당당한 직업인이다

입력
1998.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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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일은 주부전문인클럽(대표 이청)이 정한 「주부의 날」 주부를 당당한 직업인으로 선언하고, 그 전문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96년에 제정했다. 그러나 IMF로 전업주부들은 더욱 힘들어졌다. 이 고통스러운 시대를 이겨갈 살림의 지혜를 부문별로 모아 본다.◎전업주부 박건희씨/“두부 한 모 써는 것도 지혜와 과학이 필요”/살림살이뿐 아니라 사회운동에도 적극적

전업주부 박건희(42·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씨는 『주부만큼 보람있고 행복한 역할이 없다』고 말한다. 결혼 17년째인 그는 남편(윤현복·42·회사원)한테 『당신이 이렇게 살림 잘 할 줄 몰랐다』는 칭찬 아닌 칭찬을 듣고 있을 뿐 아니라 95년부터 내일신문에 「살림코너」를 집필하면서 살림살이솜씨를 「공인」받은 수준. 학생운동을 하다 만난 남편과 결혼했을 때만 해도 밥물 하나 맞출 줄 몰랐는데 지금은 시부모 병수발에 고1 중1된 두 자녀의 과외교사까지 척척 해내고 있다.

그는 두부 한 모를 썰 때에도 칼을 들고 한참 생각한다. 『두부 한 모 써는게 뭐 대단하냐고 하지만 대부분의 주부가 두부 한 모를 다 쓰지 못하고 냉장고에 묵히다가 상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구상하는 데 좀 더 시간을 쓰면 요리하고 살림하는데 드는 시간을 훨씬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단순하게 보이는 살림이지만 지혜와 과학이 필요하다는 것.

그렇다고 집안에서만 맴도는 것은 아니다. 『주부는 가정경영자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교육 환경등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96년 회원으로 활동하는 내일신문 여성문화센터와 여성단체들이 중심이 된 「터키탕」철폐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그래서 스스로 붙인 이름이 「참여주부」. 이렇게 사회의식을 잃지 않는데는 남편 덕도 크다. 『신혼부터 여성지 대신 시사월간지를 사다준 남편은 집안 일은 도와주지 않아도 한 번도 내가 하는 말을 외면하거나 무시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가 요즘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청소년 성교육문제. 95년 성교육강좌를 수강했던 것이 계기가 돼 요즘은 성교육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1주일에 이틀씩 여성문화센터에서 상담을 하며 어머니모임에 나가 강의도 한다.

「참여주부」로 시간을 내기 위해서라도 박씨는 「살림은 효율적으로 한다」는 원칙을 지킨다. 가사를 돕는 가전제품은 적극 활용하고, 튀김 햄버거등 자녀들이 좋아하는 간편식이지만 만들려면 손이 가는 음식은 시간날 때 재료를 준비해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조금씩 꺼내서 쓴다. 신문이나 잡지에 난 살림지혜는 반드시 오려두고 실천해 보고 스스로 발견한 비결도 늘 기록해둔다.

『남을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할 일은 너무 많다』는 박씨는 『일상생활의 주역인 주부야말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존재』라고 말한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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