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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 블록화’할 만하다(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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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 블록화’할 만하다(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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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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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를 도시내 일정 지역에서만 허용하고 그외의 지역에서는 신규허가를 금지하는 블록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룸살롱과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 밀집지역을 선진국처럼 「유흥지역」으로 지정, 특별관리하는 이 안은 모처럼 청소년 대책에서 확실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청소년보호위원회는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유흥지역 외의 기존업소에는 5년 내에 유흥지역으로 이전하거나 전업할 경우 각종 혜택을 주되, 10년 후에는 업소폐쇄 등 제재를 가하는 특별대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도시 전역에 무차별 난립해 있는 우리의 유흥업소는 과다음주와 퇴폐타락 풍조를 조성할 뿐 아니라, 청소년의 비행·탈선을 조장하는 결정적인 유해환경이다. 지난 6월말 현재 전국적으로 술을 파는 업소는 룸살롱 1만6,725, 단란주점 2만3,564, 일반음식점 39만734개소로 집계되었다. 인구 10만명당 술집이 841개소에 달한다. 이 중 단란주점과 룸살롱은 10대 소녀 불법취업의 온상으로 알려지고 있어, 유흥지역을 지정하고 청소년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한다면 미성년자의 유흥업소 고용금지가 상당히 실효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15일 심야영업제한이 철폐된 이후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서울지검 검사가 20일 동안 유흥가에서 밤을 새우며 현장조사를 한 결과가 최근 보도되었다. 결과는 한마디로 『유흥가에 10대들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는 충격과 한탄이었다. 손님을 끌기 위해 휴대전화를 들고 유흥가 골목을 배회하는 10대 소년들, 지하철 물품보관소에 교복과 가방을 넣은 후 유흥업소에 가서 손님과 폭탄주를 겁없이 마셔대는 소녀들이 유흥가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9월 출범한 대검찰청의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본부」가 1년간 조사한 보고서 역시 충격적인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IMF한파가 몰아친 지난 한해 유해업소에서 일하다 적발된 10대 소녀 5,048명 중 70%(3,541명)가 접대부로, 16%(804명)가 윤락녀로, 나머지 14%(703명)는 단순고용으로 밝혀졌다. 윤락녀 생활을 했던 그들 중 44%는 중학생인 16세 이하였으며, 초등학교 6년생인 12세 짜리도 3명이 있었다니 그저 참담하고 아연할 뿐이다.

특히 적발된 전체 소녀의 20.8%가 중·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접대부나 윤락녀로 일해왔다는 점이 유흥지역 블록화의 필요성을 말해준다. 유흥지역을 지정해 봉쇄하는 것이 청소년 대책의 모두는 아니나, 그들에 대한 범죄적 접근과 유혹을 사전에 차단하는 일은 시급하다. 미성년자를 유해환경에서 격리시키는 것은 최근 선포된 청소년 헌장과도 맥을 같이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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