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센터 위탁경매 첫 시도/100여명 참가 낙찰가 1억 의외/화랑협회도 “규정마련 연내 실시”/미술품 환금성 향상 자극제 기대『이 그림 팔 수 있나요』
경제난을 반영하듯 연초부터 화랑가에는 작품을 팔아달라는 컬렉터들이 부쩍 늘었다.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호황기에 그림을 산 컬렉터들은 대부분 구입가의 50%선에서 팔아달라고 부탁하지만 사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다른 상품에 비해 미술품의 환금성이 낮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화랑가에 변화가 일고 있다. 경매가 미술품의 환금성을 높이는촉매역할을 하고 있다. 개별화랑으로는 가나아트센터가 25일 처음으로 미술품위탁경매를 실시, 좋은 반응을 얻은데 이어 화랑협회(회장 권상능)도 연내 경매를 실시키로 했다.
가나아트센터가 아트마켓을 신설, 처음 시도한 위탁경매에는 300여명의 관람객이 모였고 이중 100여명이 경매에 참가, 총거래액 1억원의 짭짤한 성과를 거두었다. 경매결과는 더 낙관적이다. 신인작가가 의뢰한 작품을 파는 1부 신진 유망작가전에서는 19점(10명) 중 42%인 8점이 팔렸고, 유명작가 중심의 소장가 위탁경매인 2부에서는 30점 중 50%인 15점이 낙찰됐다. 신인작가들의 경우 작품당 예상가(강미선 160만∼180만원, 임 유 130만∼150만원)보다 훨씬 높은 221만5,500원에 낙찰돼 주최측을 놀라게 했다.
유명작가들도 고(故) 최욱경(4호·예상가 500만∼600만원)씨의 작품이 791만2,500원(수수료 포함), 고(故) 오지호(10호·2,500만∼3,000만원)씨의 작품이 2,637만5,000원(〃)에 낙찰됐다. 일반작가가 화랑경매를 통해 작품을 팔 경우 화랑마진은 11%, 위탁경매의 수수료는 5.5%이다.
가나아트센터 이호재 대표는 『일반 컬렉터의 환금성을 보장해 주는 측면도 있지만 더 큰 장점은 젊은 작가들의 작품판로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나화랑은 화랑마진을 대폭 줄여 「저인망」식으로 경매시장을 선점하려 한다는 비난도 받고 있지만 경매를 원하는 신진작가, 전업작가회, 미협과 협의해 앞으로 한 달에 두 번씩 경매를 계속할 방침이다.
화랑협회도 경매에 필요한 관련 규정을 마련하는 한편 경매장 및 수장고로 예술의전당을 정했다. 권상능회장은 『화랑협회 경매는 컬렉터의 위탁경매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권회장은 『회원화랑간의 이견 때문에 다소 차질이 빚어졌지만 연내 경매가 성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박은주 기자>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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