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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여는 출판·잡지 ‘앞길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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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여는 출판·잡지 ‘앞길 막막’

입력
1998.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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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사태에 시장개방까지 내우외환속/문예기금 200억도 절차문제로 활용못해/‘문화 전초기지’ 보호 정부대책 시급99년 1월1일부터 출판 잡지시장이 전면 개방된다. 그러나 IMF체제와 도매상 부도등으로 빈사 직전인 출판계는 앞당겨진 전면 개방에 무방비상태다.

출판 잡지시장이 개방되면 여러가지 경우를 상정할 수 있다. 우선 외국자본이 직접 국내에서 한국어로 도서를 발행하는 경우이다. 두번째는 국내출판사를 인수하거나 내국인을 앞세워 우리 시장에 진출하는 경우이다. 우리 출판사들이 거대 자본과 선진 경영기법으로 무장한 외국출판사에 대응하기에는 현재로서는 역부족이다. 외국자본은 출판기술이 세계적이지만 출판비용은 비교적 저렴한 한국을 원서 수출의 전진기지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지금도 강세인 원서와 외국 유명잡지의 국내시장 잠식이 더 커질 것은 뻔한 일이다.

외국자본이 침체상태인 한국 출판시장을 고려, 당분간 관망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해 50%가 개방됐지만 외국출판사들은 아직 진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50% 합작과 직접 진출은 여러가지 면에서 차이가 많아 잠재력이 높은 국내시장을 잠식하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외국 거대자본이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개방은 우리 책과 잡지의 국제화와 질적 향상에 기여할 수도 있지만 국내 출판과 잡지의 토대가 너무 부실하다는 것이 최대의 문제점이다.

그러나 출판 잡지계와 정책당국은 안일하게 대응해왔다. 출판업계는 92년 당시 개방을 반대하는 저지대회를 열어 개방시기를 늦춰주면 그동안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유통구조를 개선, 외국자본과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루어진 것은 거의 없다. 오히려 최근 대형 도매상의 연쇄부도로 출판계가 공멸할 뻔했다. 정부도 출판의 중요성을 간과한채 전시성 대책만 내놓았을 뿐이다. 정부는 최근 최대 현안인 출판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문예진흥기금 200억원을 활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문예진흥기금 200억원은 절차적 문제 때문에 1일 현재 40억원만이 이용되고 있다. 출판개방에 대해서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한 출판인은 『모든 것이 출판인들이 풀어야 할 문제이지만 정부차원의 대책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한다. 또 한 출판인은 『선진국에서도 자국의 출판문화를 진흥하고 외국에 전파하기 위해 정부가 앞장서고 있다』며 『출판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김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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