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전기까지의 ‘유학 여명기’ 정리한국유학사 정리작업에 심혈을 기울여온 원로 동양철학자 김충렬(金忠烈·67) 고려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첫 결실을 내놓았다. 이번에 나온 「한국유학사1」은 기존의 「고려유학사」의 내용을 보완한 것으로 삼국시대와 고려전기, 즉 성리학 도입 이전의 한국유학사를 다루고 있다. 「유(儒)」라는 인간의 본질부터 논한다. 유는 인격을 갖춘 동시에 인간교화의 직분을 가진 특별한 인간집단이다. 그들은 교육자, 공자의 제자, 술사(術士), 학자, 철학자, 도덕군자, 대장부였으며, 무엇보다 선비였다.
삼국시대 유학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오늘날의 사립대학에 해당하는 구재학당(九齋學堂)을 세운 최충(崔沖)사학의 실체는? 고려시대는 이렇듯 문치가 정비되면서 유교윤리가 확립돼 갔다. 그러나 근 한세기 동안 무인이 발호해 통치윤리는 땅에 떨어지고, 무속신앙이 득세하게 됐다. 성리학이 들어오고 유교윤리가 사회적 도덕으로 흥기하는 조짐을 비치면서, 책은 2편을 기약한다.
김교수는 서문에서 『세상에는 핍박 속에서 나오지 않은 글이 없다(天下無不逼出來之文章·천하무불핍출래지문장)지만, 나는 천성이 나졸(懶拙)하고 담백(淡白)하여 권리니 명예 또는 양명(揚名)하겠다는 허영에 쫓긴 글을 쓰지는 않았다』고 밝힌다. 요즘에는 찾기 어려운 그같은 고졸미가 책 구석구석에 스며 있다. 여말(麗末)∼이이(李珥)와 이황(李滉)까지를 다룬 2편, 조선중기∼성균관 등 현대까지 다룬 3편은 99년 이후 발행될 예정이다. 예문서원.<장병욱 기자>장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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