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복에서 김기창에 이르기까지/한국회화에 나타난 여성의 이미지여성이 지닌 마음의 행로는 치열하면서도 통속적이다. 화가의 눈은 거기서 욕망 또는 세태를 본다. 평론가는 역사를 읽는다. 중견평론가 강성원(43)씨의 평론집 「그림으로 보는 한국여성미학의 사회사」는 개화기 이후 1세기 동안 우리 회화에 나타난 여성의 이미지에 대한 분석서다.
신윤복에서 김은호 김기창 등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향토성이 근대 여명기의 여성상에서 어떻게 구현돼 있는지 먼저 밝힌다. 일제강점기의 여성상들은 계몽주의와 반봉건성이라는 척도로 정리돼 있다. 해방공간은 여성의 육체와 의지에 대한 시험대였다.
나혜석 천경자 심죽자등 대표적 여성화가에 한 장을 할애한 책은 말미로 가면 문제의식을 확고히 드러낸다. 「유신체제와 여성, 천민자본주의와 여성문화」 「1980년대 여성미술운동의 태동」을 거쳐, 맨끝장 「문민정부의 산물1990년대 문화의 여성이미지」가 그것. 강씨는 『미술 속의 여성상은 시대의 성감대로서, 양심으로서 영원히 살아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 책을 한국근·현대 문화와 중산층문화에 대한 예술비평적 사회학의 단초로 규정한다. 그같은 자의식 위에 서는 이 책은 곧 한국미술의 페미니즘을 위한 선언서다. 수록내용중 일부는 「여성신문」에 연재됐던 것들이다. 「서양화 읽는 법」 「도상해석학」 등 사계절출판사가 펴내고 있는 「Art Library」의 다섯번째 책이다. 9,000원<장병욱 기자>장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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