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은 「제36회 영화의 날」이다. 이날 영화인들은 두 개의 모임을 가졌다. 낮 12시에 열린 한국영화제작가협회(회장 이춘연)의 기자간담회. 기획시대 시네마서비스 씨네2000 등 내로라는 22개 제작사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여기서 여당의 「영화진흥법 개정안」의 정기국회통과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냈다.오후 6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는 한국영화인협회(이사장 김지미) 주최로 「영화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영화인들의 화합을 다지는 자리로 유공영화인들에 대한 표창도 있었다. 이 자리에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젊은 영화인들도 없었다. 대신 「원로」영화인들만 모였다.
두 단체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생긴 95년 이래 계속 의견을 달리해왔다. 이날 개별 모임도 「영화진흥법 개정안」을 둘러싼 엇갈린 의견때문이다. 영화인협회는 9월에 이 법안에 대해 「반대성명서」를 냈으며 제작가협회는 이날 낮모임에서 『선배들이 하는 말을 참고만 있을 수 없다. 한국영화의 80%이상을 맡고 있는 우리로서는 좋은 영화제작을 위해 법안 통과가 절박하다』고 했다. 제작가협회는 이날 모임이 「영화의 날」기념식의 김을 빼기위한 모임은 아니라며 『오늘이 영화의 날인줄 몰랐다』고 했다.
어찌보면 두 협회의 반목은 세대간의 갈등으로 비치기도 한다. 제작가협회는 영화인협회가 영화발전은 뒷전이고 기득권만 누리려 한다고 비난하고 영화인협회는 제작가협회가 질서와 전통을 전복하려는 패거리라고 무시한다. 한때 「스크린쿼터 사수」에 뜻을 같이 하기도 했지만 서로 『진짜 속은 알수 없다』고 얘기할 정도로 불신의 골이 깊다.
문제는 대화하며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볼만한 사안에도 서로 반목만 하는 모습. 이때문에 『제작가협회는 국민회의, 영화인협회는 한나라당』이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영화의 날」만이라도 서로 마음을 열고 만날 수는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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