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최고수준 37.8% 불구/소득 줄었으나 소비 더 줄인탓/개인은 저축액 48%만큼 부채/실직땐 6개월 버티기 힘들어극단적인 소비침체속에 금년도 저축률(키워드참조)이 10년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소득증대와 소비건전화의 산물이 아니라 총체적 빈곤화에 따른 소비심리결빙의 결과란 점에서 또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나라 전체의 저축률은 높아지지만 국민 개개인은 가난해지는 상황이다.
■저축률 왜 높아지나
금융연구원은 올 저축률이 지난해(34.6%)보다 3%포인트이상 오른, 또 88년(39.3%)이후 가장 높은 37.8%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금년 경제성장률과 최종소비증가율을 각각 마이너스 6.6%, 마이너스 11.9%로 놓고 추산한 것이다.
반면 투자율은 지난해 35.3%에서 올해는 33%대 안팎으로 떨어져 88년(31.1%)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저축률이 투자율보다 높으면 그만큼 국제수지는 흑자가 된다.
저축률 상승은 소득이 줄었지만 소비(지출)를 더 줄였기 때문이다. 덜 벌었지만 워낙 안쓰다보니 저축이 늘어나는 것이다. 과거엔 무분별한 과소비로 저축률이 떨어졌지만 지금은 맹목적 소비동결로 저축률이 오르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저축률상승은 대외수지가 개선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면도 있지만 극단적 소비침체의 결과여서 그만큼 문제점도 있다』며 『바람직한 저축률 상승은 소득증대와 합리적 소비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난한 개인들
우리나라의 저축률 자체는 일본(31.1%) 대만(25.1%) 미국(16.3%)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개인들의 금융저축은 이들 국가에 비해 훨씬 적고 반대로 금융부채는 훨씬 많다. 전반적 소득감소와 소비침체로 상대적 저축률은 높아지지만 개인들의 절대저축규모는 매우 취약한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저축액은 소득액의 2.12배로 미국(4.06배) 일본(3.53배) 대만(3.90배)에 훨씬 못미친다. 반대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저축액의 48%정도를 금융부채(대출)로 안고 있지만 미국은 부채비율이 32%, 일본 26%, 대만은 34%에 불과하다. 개인들도 저축은 적고 부채는 많은 불안한 재무구조인 셈이다.
■실직시 6개월밖에 못버틴다
한은이 도시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저축총액이 연소득의 30%미만인 응답자가 48%에 달했다. 연소득액 이상의 저축을 보유한 직장인은 14%에 불과했다. 한은관계자는 『평균적 직장인이라면 실직시 저축을 털어 생계비로 충당할수 있는 기간은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한편 직장인들의 3분의 1은 부채규모가 연소득액의 50%를 넘었다. 이중 절반은 연간소득보다 많은 부채를 떠안고 있었다. 만약 일자리를 잃은후 저축으로 부채를 갚고난다면 사실상 1∼2개월도 버티기 어렵다는 결론이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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