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방북때 합의한 5개 사업도 구체화27일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재방북은 남북경협은 물론 남북관계 전반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햇볕정책」의 산물인 금강산관광사업등 현대의 대북사업이 북한정부의 추인을 받으면서 남북한 정부가 현대를 접점으로 서로 화답하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현대는 정명예회장의 방북보따리를 통해 이미 가닥을 잡아둔 경협사업들을 가시화할 예정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정명예회장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면담을 통해 대북사업들에 대해 정권차원의 「공증」을 받아 향후 대북사업의 북한측 걸림돌들을 제거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그의 방북기간을 2박3일에서 3박4일로 연장할 정도로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명예회장은 면담에서 유람선 첫출항일자를 확정하고 장기(30년)독점권 확보를 골자로 한 금강산 종합개발사업에 대한 합의서를 체결하는등 대북사업의 큰 가닥을 정리할 전망이다. 현대 관계자는 『북한의 국토개발문제는 김위원장의 전권사항』이라며 『유람선출항에 이은 금강산지역의 종합개발사업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사업의 구체화
금강산사업이외에 6월방북에서 합의한 프로젝트들에 대한 구체적 실천 프로그램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6월 방북이후 북한의 조선아세아태평양위원회측과 중국 베이징(北京)과 평양에서 수십차례 만나 5개 프로젝트에 대한 윤곽을 잡아둔 상태. 특히 서해안공단사업의 경우 판문점에서 가까운 해주를 중심으로 개인용컴퓨터조립 신발 양재 봉제 공장을 조성, 연 44억달러의 수출을 올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서 북한이 얻는 외화는 4억4,000만 달러로 97년 북한의 총수출액의 60%에 달하는 금액이다. 또 정회장의 고향인 통천이 거론되고 있는 자동차 조립공장문제는 최근 인수키로한 기아차라인의 인수문제와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北 석유 공동개발 언급 주목/“50억∼400억 배럴 매장”/탐사참여 캐나다社 추정
■석유공동개발
정명예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공동 석유개발사업을 언급, 주목을 끌었다. 김윤규(金潤圭) 대북사업단장은 『북한과 가능성에 대한 얘기를 나눈 적은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단계는 아니다』라고 자락을 깔았지만 북한측 사정등을 고려할 때 성사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현대측이 석유개발사업추진의지를 밝혔고 에너지와 외화난을 동시에 겪고 있는 북한측도 현대의 자본과 기술유입을 거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측은 서해안에 위치한 서조선만 분지에 50억∼400억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현재 외국업체들을 통해 탐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 지난해 9월에는 탐사작업에 참가한 캐나다의 칸텍사가 『서해대륙붕 606지구에 매장량이 50억∼400억 배럴에 달하는 원유가 매장돼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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