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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권오길의 생물이야기: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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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권오길의 생물이야기:22)

입력
1998.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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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300여번 발병/극지방은 ‘유행성’ 없어일주일(7일)이란 숫자는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창세기에 풀에서 사람까지 만드는 기간이 엿새고 다음날은 쉰다. 감기를 걸려도 한 주간은 각오해야 한다. 우리 삶의 주기를 7일로 잘라 반복토록 한 것이 흥미롭다.

감기는 한평생 누구나 300번은 걸린다고 한다. 어른은 1년에 평균 2∼4번, 아이들은 6∼8번으로 특히 어린이들을 못살게 한다. 감기의 주범은 바이러스. 바이러스는 불완전한 생물이라 입자라고 하는데 입자의 밖은 단백질로 쌓여 있고 안에는 RNA를 가지고 있어서 RNA바이러스라 부른다.

감기는 보통감기와 유행성감기(인플루엔자)로 나눈다. 전자가 기침 콧물 정도라면 후자는 고열에 목이 따갑고 두통까지 따르는 지독한 바이러스의 행패다. 유행성감기는 보통 인구의 10%가 감염되지만 심하면 30%까지 걸려서 폐렴 기관지염등을 유발한다. 치료약은 아직 없으나 백신(예방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단 작년 바이러스와 금년 것이 같을 때만 효과가 있다.

극지방은 기온이 낮아 감기바이러스가 살지 못해 유행성감기는 없다. 열대지방은 우기에 심하며 온대지방은 12월 중순에서 1월 중순까지 높은 비율로 발생한다. 더울 때는 발병률이 낮아 여름감기는 개도 안걸린다고 한다.

그러면 왜 겨울에 감기가 더 많이 유행하는가? 정답은 모른다. 아마 겨울에는 사람들이 추워서 실내에 모이기 때문에 기침을 할때 나온 1.5㎛(100만분의 1m) 크기의 바이러스가 잘 감염되며 호흡기가 약해져서 그런 것이 아닌가 추정할 뿐이다. 유행성감기는 아이들이 걸린 뒤 어른이 걸리며 한 지역에 6주정도 계속되다가 갑자기 사라져 버리며 동시다발로 발생하는 것도 그 원인을 알 수가 없다. 아무튼 사람이 많은 학교만큼 바이러스가 좋아하는 곳도 없다.<權伍吉 강원대 생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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