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지나치게 흥분·스트레스 유발/심장 부담 가중시켜 ‘극락사’의 80% 차지『3개월 전 가슴이 조여오는 증상이 있어 검사한 결과 협심증으로 진단됐다. 마음은 굴뚝같지만 성관계를 하면 잘못될까 봐 겁이 나 피하고 있다』. 심근경색증 협심증등 심장병환자의 25% 가량이 성생활을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0% 정도는 그동안의 성생활습관이나 방법을 바꾸는 바람에 쾌감이 줄고 때론 좌절감을 느끼기도 한다.
심장병환자나 배우자는 성행위 중 심장발작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성생활을 회피한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성관계 중 심장박동수가 가장 높아지는 시점은 절정감을 느낄 때로 평균 1분에 117회의 심장박동이 15∼30초간 지속된다. 두 개층의 연속된 계단을 걸어오를 수 있는 심장이라면 성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물론 주의사항은 있다.
예를 들어 「클린턴식 성생활」은 곤란하다. 성행위 중 사망하는 이른바 「극락사」의 80%는 혼외관계에서 일어난다. 혼외정사는 평소보다 지나친 흥분과 스트레스를 유발, 심장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이미 심장병 진단을 받은 경우 혼외정사만 아니라면 의사의 지시와 치료에 따라 얼마든지 성생활을 즐길 수 있다. 문제는 자신이 심장병환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혈관계에 이상이 있어 발기부전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사람들이 의사의 진찰 없이 비아그라를 복용하면 이유도 모른채 사망하기 십상이다. 혼외관계라면 그럴 가능성이 더욱 높다. 일본은 비아그라에 대해 우리처럼 떠들썩하지도 않고 불법판매가 성행하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벌써 비아그라로 인한 희생자가 2명이나 보고돼 있다.
불법 판매가 극성인 우리나라는 보고체계가 미비해 알려지지 않았을 뿐 상당수 심장병환자들이 비아그라를 먹고 희생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지해서 용감하면」 이렇듯 위험하지만 「안다고 움츠러들」 필요는 없다. 자동차엔진이 한 번 고장났다고 멋진 드라이브를 평생 포기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대한남성과학회장·서울대의대 비뇨기과 교수>대한남성과학회장·서울대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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