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2주 연속 1위 기염/국내선 내달 7일 개봉월트디즈니는 만화영화의 제왕, 드림웍스는 세살난 아기. 상대가 될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드림웍스가 최초로 만든 3차원 디지털 애니메이션 「개미」의 위력이 만만치 않다. 500만 개미군단은 미국 전역을 휩쓸며 개봉 첫주(2∼8일)에 2,090여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2주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같은 소재와 방식으로 제작한 「벅스 라이프」 개봉을 두달 앞둔 월트디즈니가 긴장했다.
반응도 기대 이상. 『컴퓨터의 힘을 격상시킨 작업』『아름답게 창조된 영화』『보다 성숙한 주제』라는 평가가 나왔다. 3년이란 시간차는 있지만 「토이 스토리」보다는 분명 낫다는 것이다. 물론 일등공신은 애니메이션의 대부 제프리 카젠버그. 그는「알라딘」「미녀와 야수」「라이온 킹」으로 월트디즈니 흥행신화를 이룩하고도 95년 경영부실로 쫓겨났다. 3년의 절치부심 끝에 자신을 버린 디즈니에 복수의 1탄을 멋지게 쏘았다.
「개미」(감독 에릭 다넬)는 어린이가 아닌 성인용 애니메이션이다. 월트디즈니와는 차별성을 시도했다. 색채도 원색이 아닌 중간색을 택했다. 갈색계열의 배경과 개미는 컴퓨터그래픽으로 창조한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단점인 차가운 금속성을 없애서 보기에 편안하다. 목소리 연기자와 캐릭터의 이미지도 통일시켰다. 주인공인 일개미 Z는 표정이나 행동이 영락없는 우디 앨런이고, 그의 친구인 병정개미 위버는 얼굴, 근육질 체격이 실베스터 스탤론 그대로다.
태어날 때부터 신분과 역할이 정해진 개미사회. 그러나 Z는 그 봉건적인 획일성을 거부하고 공주개미를 사랑한다. 기존질서를 뒤엎는 「반란」이다. Z는 온갖 위협과 모험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다. 그의 자기정체성 찾기는 개미사회 전체를 변화시킨다. 뉴욕의 센트럴파크 한 귀퉁이에 있는 작은 개미집에서 일어난 일이다. 인간사회의 은유다. 이따금 물방울, 돋보기, 아이의 신발이 등장하며 생기는 개미들의 소동과 스릴, 재즈 음악과 「펄프픽션」의 가위춤, 안면연출시스템이 연출하는 피노키오같은 개미들의 100가지 표정이 재미를 더한다. 11월7일 개봉.<이대현 기자>이대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