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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투 더 퓨쳐/김수종 논설위원(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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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투 더 퓨쳐/김수종 논설위원(지평선)

입력
1998.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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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을 앞둔 지난 8월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한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박세리를 커버스토리에 올렸고, 우리의 신문과 방송은 이 사실을 떠들썩하게 보도했다. 그러나 정작 미국에서 팔린 300만부의 타임잡지에는 박세리에 대한 한 줄의 기사도 없었다. 미국판 커버스토리는 37년만에 우주여행에 다시 나서는 77세의 존 글렌 상원의원의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이야기였다.■오는 29일 세계는 미국 텔레비전이 벌이는 영웅만들기 쇼를 구경하게 된다. 바로 존 글렌의원이 다른 여섯 명의 우주인과 더불어 우주왕복선을 타고 8일간 지구상공을 날게 된다. 우주선에서의 그의 직책은 화물담당 승무원, 그러나 실은 우주공간에서 노인의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실험하게 되는 인간 모르모트로 자원했다. 62년 미국 최초로 지구궤도를 날아 뉴프런티어의 영웅이 되었던 그는 37년만에 다시 백발이 성성한 노구를 이끌고 우주로 떠난다.

■하늘을 나는 것은 그의 숙명이었다. 2차대전 때는 해병파일럿으로, 한국전에서는 공군파일럿으로 참전, 포항상공에서 전투기가 대공포에 맞아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그는 74년부터 24년동안 4차례나 상원의원에 당선됐고 민주당대통령후보가 되기 위해 뛰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그는 인생의 마무리를 하늘에서 찾아 다시 위험한 도전을 선택했다. 우주여행이 얼마나 위험한가는 80년대 공중에서 폭발한 첼린저호가 말해 준다.

■글렌 상원의원은 이번 우주여행을 끝내고 상원에서 명예로운 은퇴를 하기위해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11월3일 그는 아마 자신의 자리를 이을 상원의원의 당선 소식을 우주선 안에서 듣게 될 것이다. 용기와 도전이 그의 인생을 만들었지만, 그는 시대와 장소를 잘 만난 행운아이다. 그의 마지막 도전에서 우리가 느끼는 것은 죽는 날까지 새로운 것을 찾는 그의 모습이다. 그는 우주여행을 끝내고 대학에서 가르치는 새로운 시작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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