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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者속의 2者회담/송태권 파리 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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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者속의 2者회담/송태권 파리 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8.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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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이었습니다』 『성과가 좋았습니다』 『우리는 양보한 것이 젼혀 없습니다』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반도 평화 4자회담의 분과위 구성안을 타결한 한국 미국 북한의 대표들은 기자회견에서 이처럼 제각기 「승리」를 과시했다.

이번 3차 본회담 결과는 의외였다. 북한측이 『근본중의 근본』이라며 고집해온 주한미군철수 등의 의제선결 요구도 반영되지 않았다. 발표된 합의각서 내용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분명 한국과 미국이 일방적인 수확을 거두었다.그럼에도 북한은 합의에 응했고 이긴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군문제를 포함한 북한의 주장이 두리뭉실하게라도 수용되지 않을 경우 분과위 구성이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던 회담전 관측을 무색케 했다.

무엇이 북한을 누그러뜨렸을까. 이번 회담은 시종 북미 양자 게임이었다. 회담기간중 북한과 미국은 매일같이 비공식 수석대표 협의를 통해 식량원조등 양자문제를 중점 논의했다. 4자 공식회담이 열리고 있는 건물내 다른 방에서 2자 협의가 동시에 벌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회담막판 북한측이 제기한 모종의 돌발변수도 이 협의를 통해 풀렸다.

회담상황을 국민들에게 전하기 위해 애태우는 한국기자들에게 시사점을 자신있게 던져준 것도 한국이 아니라 미국측이었다. 외국기자들도 의장국인 한국을 제치고 미국측 관계자들에게 채널을 맞췄다. 회담기간중 일본신문에 4자회담이 사실상 북미 양자협의에 의해 이끌려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까지 했다.

4자속의 2자회담, 북한은 그들이 추구하는 이같은 양자 구도를 이번 회담에서도 내외에 과시했다. 반면 주당사국인 한국은 마치 옵서버처럼 비쳐졌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하나의 협상결과를 두고 제각기 이겼다고 주장할 때 주역과 소외자로 보인측 가운데 어느쪽이 인정받겠는가. 대북 유화정책을 펴는 클린턴 미 민주당정권이 영속하지 않는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제네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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