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기준 술값 4조·질병 사고사 4조/생산성 손실 추산 5조6천억원/“GNP대비 4%가 사라진다”술을 마심으로 해서 발생하는 경제·사회적 손실비용은 얼마나 될까.
음주의 경제적 손실에 대한 비용산출은 지난 70년대이후 미국등 일부 선진국에서 이루어진 적이 있으나 국내서는 연구되지 않다 지난해 12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처음으로 계량화했다.
음주의 경제·사회적 손실비용은 술소비에 따른 질병·사고가 야기하는 의료비와 생산성손실, 조기사망의 인명손실 등을 총괄한 개념이다. 이는 부담주체에 관계없이 개인을 포함한 사회전체가 지불하는 손실비용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음주로 인한 한국인의 경제·사회적 손실비용은 95년기준으로 최소 13조 8,396억원. 당시 GNP대비 3.97%에 이른다.
이 가운데 순수한 알코올 소비지출은 3분의 1수준인 4조 560억원. 9조 5,670억원(95년 GNP대비 2.75%)이 음주로 인한 질병과 교통사고, 생산성손실등으로 허비됐다. 배보다 배꼽이 휠씬 컸던 셈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음주에 따른 질병과 사고로 인한 의료비 지출만 무려 9,130억원. 이 가운데는 의료보험 의료보호 자동차보험 산재보험 교통사고 개인부담을 합한 직접 의료비가 4,832억원, 간병비등 간접의료비용은 1,841억원이며 음주를 위한 숙취예방이나 숙취제거를 위해 지출하는 보조비용도 2,457억원에 이르렀다.
음주로 인한 생산성 손실은 무려 5조 6,390억원으로 제일 많다. 이 수치는 생산활동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거나 과음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추산한 것이다.
암, 교통사고등 음주에 따른 질병과 사고로 인한 조기사망의 손실비용도 무려 2조 9,677억원으로 추산됐다. 질병에 따른 조기사망의 생산손실비용은 1조6,686억원이며 이중 간경변으로 인한 손실이 6,519억원으로 가장 많다. 또 사고로 인한 조기사망은 1조 1,364억원으로 이중 자살이 3,204억원으로 비중이 가장 높다.
이밖에도 자동차와 화재만으로 국한한 음주사고 재산피해액도 398억원이며 의료보험처리, 각종사고처리등 음주로 인한 행정처리비용만도 88억원이나 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연구의 추계치는 자료의 제약으로 비용추계에 포함되지 않은 비용항목이 많아 경제적 손실비용은 최소규모로 볼 수 있으며 전체적 조망이 이루어질 경우 비용은 휠씬 늘어난다』고 말했다.
술소비를 제외한 경제사회적 비용을 국가간 비교했을 때도 선진국 수준을 웃돈다. 한국은 GNP대비 비율이 2.75%를 차지한 반면 일본은 불과 1.89%, 호주 1.73%, 뉴질랜드 2.3% 등이었다.
특히 한국은생산성 손실이 경제사회적 비용의 58.9%를 차지하는 반면 미국 39%, 호주 17.5%로 음주가 노동에 미치는 영향이 선진국에 비해 휠씬 컸다.<정진황 기자>정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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