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추가형펀드 가입하면/2000년 7월까지는 안전미국 금융가에는 「4시 시장 (4 O’clock Market)」이라는 말이 있다. 매일 오후 4시가 되면 채권평가회사들이 모든 채권의 시가를 매겨 뮤추얼펀드나 금융기관 등에 돈을 받고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대표적인 평가회사인 인터액티브 데이터같은 곳은 100만개가 넘는 채권의 가격을 매일 산출한다. 「4시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은 다음날 시장의 거래기준 가격이 된다. 국내에는 지금까지 「4시 시장」같은 단어가 생길수 없었다. 채권에 대해 시가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음달 15일부터는 투자신탁(펀드) 및 은행신탁상품에 편입되는 채권에 대해 시가평가제도가 도입된다. 투자자들 가운데는 『시가평가가 도입되면 투신사의 수익증권같은 상품은 투자하기엔 너무 위험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채권시가평가제란 말 그대로 채권을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시세로 값을 매긴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투신사들이 채권시세가 떨어지거나 부도등으로 인해 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만기 또는 중도환매시 당초 고객들에게 제시한 목표수익률을 어느정도 보장해왔다. 우선은 자기 주머니에서 먼저 내주고 나중에 채권값을 셈해보면 손해가 난 경우가 많다보니 투신사 부실의 원인이 됐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증권업협회가 고시하는 채권시세를 기준삼아 고객들에게 실적대로 돌려주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시가평가제도는 2000년7월까지는 신규펀드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언제든지 추가가입이 가능한 기존의 추가형펀드는 시가평가 대상이 아니다. 때문에 과거와 같이 일정한 수익률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2000년 7월 이전까지는 기존 추가형펀드에 가입하면 되는 것이다. 단기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도 시가평가의 적용을 받지 않으므로 주로 6개월미만의 단기로 자금을 굴리려고 할때도 과거와 달라진게 없다.
신규펀드도 겁낼 필요는 없다. 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져 채권값이 오를 것으로 예측한다면 오히려 신규펀드에 가입함으로써 시장금리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주식보다는 안전성이 높으면서 기존의 수익증권보다는 조금 높은 기대수익을 바라는 「중(中)위험 중수익(미디엄 리스크, 미디엄 리턴)형」 투자자라면 오히려 시가평가가 적용되는 신규펀드가 적절한 새 투자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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