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은 미래의 주역이다. 그러나 기성세대는 「미래가 걸려있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너무 많은 짐만을 지우려 했다. 치열한 입시경쟁 속에서 청소년들은 이른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무거운 가방을 끌고 학교와 학원, 도서관을 배회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청소년은 또한 미완의 존재다. 그러나 어른들은 그들이 미숙한대로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지 않고, 부모의 소유물이라는 착각에 젖어 그들에게 복종이 미덕인양 강요해 왔다. 자녀들에 대한 지나친 교육열도 따지고 보면 부모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경우일 때가 많다.
이제부터 청소년은 과중한 짐과 굴레를 벗고 자유로워지려는가. 정부는 25일 새로운 청소년 헌장을 선포했다. 지난 90년 어른 중심의 관점에서 제정했던 청소년 헌장을 청소년 중심의 시각으로 바꾼 것이다. 종전의 헌장이 미래의 주인공으로서 자질과 능력함양을 강조한데 비해, 새 헌장은 오늘을 사는 주체로서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고 자율과 책임의식을 갖게 하는 내용이다. 청소년의 새로운 인권선언이다.
이제 자식의 일기장을 몰래 본다면 「청소년은 사적인 삶의 영역을 침해받지 않은 권리를 가진다」는 헌장의 조항을 어기는 셈이 된다. 대신 청소년은 「가정에서 책임을 다하며 조화롭고 평등한 가족문화를 만들어 간다」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받기 쉬운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간다」등의 책임을 요구받게 된다. 청소년들이 자율과 책임의식 아래 개성과 소질을 계발하여 21세기에 걸맞은 창조적 삶을 누리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선언보다 중요한 것이 여건과 환경이다. 다행히 교육부도 최근 혁명적이랄수 있는 교육개선안을 내놓았다. 내년부터 중·고교의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이 폐지되고, 문화·교양 등의 방과 후 활동과 자치활동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필기시험의 비중도 줄이고 성취도·참여도를 중시하는 새로운 평가방식이 도입된다. 서울시교육청도 「체벌없는 학교 만들기」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잘못을 저지른 학생들은 교사의 회초리를 면하는 대신, 화장실 청소와 화단 물주기 같은 노력봉사를 하게 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청소년이 구김살 없이 자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평가제도의 틈을 노릴 치맛바람과, PC통신·인터넷 등의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범람하고 있는 음란물 등 유해환경을 차단하는 작업 등도 부단히 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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