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종지위협상 10일內 개시” 전격발표/이·팔 강경파 불만… 서안 충돌여지 상존미국이 중동평화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내친 김에 협상기조를 끝까지 끌고 가자는 「속도전」이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은 23일 협정조인식 직후 이번 협상의 다음 단계이자 중동평화의 마지막 고비가 될 「팔레스타인 최종 지위협상」을 10일 안에 개시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에 따라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조만간 팔레스타인 현지로 날아가 팔레스타인민족평의회(PNC)에서 협정 이행을 촉구하는대로 영토·평화협상은 곧바로 팔레스타인 독립 및 지위 협상국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의 이같은 질주와 관계없이 이번 협정에 대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내외의 반응은 심상찮다. 우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강경파의 도전이 문제다. 대표적 강경그룹인 유대인 정착민들은 이번 합의를 즉각 「배신」과 「반역」으로 몰아붙였다. 특히 정착민 지도자 슐로모 돔은 『24일부터 정착민들을 동원, 팔레스타인인들이 다니는 서안의 모든 도로를 봉쇄하겠다』고 협정이행 결사저지 입장을 선언했다.
노동당의 시몬 페레스 전총리 역시 『조기총선이나 차기연정 구성을 통한 새 정부의 출범 전까지 네탄야후는 어떠한 추가협상도 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 정국의 파란을 예고했다.
팔레스타인 강경파인 하마스 역시 『미 중앙정보국(CIA)까지 끌어들인 폭력 포기시도는 하마스의 활동을 잠정적으로만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번 협정의 현실적 한계다. 점령지 요르단강 서안에서 이스라엘군이 형식적 철군을 한다 하더라도 정착촌을 확대하려는 유대강경파와 이를 저지하려는 팔레스타인의 충돌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또 이스라엘군 철군 속도를 팔레스타인의 보안조치에 연계토록 함으로써 이행평가에 관한 상호 갈등의 여지도 남아있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미국의 발빠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파국의 가능성을 거듭 환기하고 있는 이유는 이같은 암초들이 곳곳에 남아있기 때문이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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