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탄야후 이스라엘총리와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이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보증 아래 평화협정안에 서명함으로써 지난 1년반동안 끌어왔던 중동평화협상이 또 하나의 분수령을 넘었다. 협상은 여러차례 위기를 맞았으나 네탄야후 총리와 아라파트수반의 평화를 향한 의지와 클린턴대통령의 집요한 중재가 협상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도 이들 3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이번에 합의한 평화협정을 보면 이스라엘이 점령지의 일부를 양보하고 팔레스타인으로부터 안보확약조치를 받아내는 소위 「땅과 평화의 교환」으로써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이 염원하는 것을 서로 주고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13%를 되돌려주게 되면 팔레스타인은 전체 웨스트뱅크의 40%를 지배하게 된다. 이땅은 팔레스타인 국가창설 후보지였지만, 요르단에 점령되었다가 67년 제1차 중동전쟁으로 이스라엘에 넘어갔다. 영토없는 팔레스타인국가는 바로 웨스트뱅크 점령지문제의 해결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협정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땅을 돌려받는 대가로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에 포괄적인 안전보장을 확약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헌장에 명문화된 이스라엘국가 적대조항을 삭제하고, 이슬람 무력분자들의 테러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적절히 보호한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기본적인 문제외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반목의 부산물인 팔레스타인 테러분자 처리, 이스라엘에 수감중인 팔레스타인 3,500명의 석방문제가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로 원만히 해결했다.
그러나 이번 협정은 중동평화로 가는 하나의 계단에 불과할뿐 탄탄대로는 아니다. 예루살렘 문제를 비롯, 앞으로 해결해야 할 「땅과 안보」의 문제가 지난할뿐더러 이스라엘 강경파와 이슬람해방운동(하마스)이 양측의 발목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협상성공을 위해 괄목할만한 노력을 했다. 미국정치에서 중동문제는 국내문제와 다를 바가 없는 최우선 과제인데다 중간선거를 앞둔 클린턴 대통령이 르윈스키스캔들로 구겨진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밤을 새며 협상중재를 위해 전력투구한 성과라 할 것이다. 중동문제가 세계평화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미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될 것이다. 이번 협정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신뢰를 구축하여 남아있는 문제들을 풀어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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