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건물지어 개장하기 보다는 군소백화점 인수·위탁경영 택해/초기투자비용 최소화 등 이점「월마트가 한국 유통업체들의 출점전략(出店戰略)까지 바꾸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월마트가 국내 유통업계에 진출한 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들이 경영난에 빠진 군소 백화점들을 인수해 유통망을 넓혀가는 「월마트식 출점」이 급격히 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백화점들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땅에 건물을 지어 개장하는 「개발식 출점」에 주력했는데 외환위기 이후 출점전략이 「매입방식」으로 크게 바뀌고 있다. 전문가들은 『월마트의 경우 자체부지에 출점하기 보다는 자금난에 빠진 기존업체를 인수, 성장했다』며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이 월마트식 출점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기업 인수·합병(M&A)과 위탁경영을 통해 최근 서울과 지방에 3,4개의 백화점을 추가로 확보했다. 특히 서울 신촌 그레이스백화점을 2,000억원(인수비용 514억원+부채)이 넘는 자금부담을 감수하고 인수하는 등 서울지역 북서부 상권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M&A방식은 아니지만 경기 분당 블루힐백화점을 위탁경영방식으로 접수, 분당상권 공략에 나섰다.
백화점업계 부동의 1위이면서도 서울 강남상권에 변변한 점포가 없던 롯데백화점도 5월 서울 대치동 그랜드백화점을 인수하면서 오랜 숙원을 풀었다. 하지만 그랜드측은 『롯데의 인수가격(1,413억원)이 비슷한 규모와 상권을 갖고 있으며 인수가격이 2,000억원이상으로 추정되는 신촌 그레이스와 비교할 때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며 추가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측은 『그랜드의 태도는 법적하자가 전혀없는 계약을 멋대로 뒤집는 상식이하의 일』이라며 계약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월마트식 출점」방식이 이처럼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초기투자비용을 최소화해 위험부담을 줄이고 이익전환 시점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유통사업부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통화당국이 고금리정책을 취하면서 금융부담을 줄이려는 백화점업계의 대응이 「월마트식 출점전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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