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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살기 힘든데…” 관대한 환경부 감사(국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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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살기 힘든데…” 관대한 환경부 감사(국감파일)

입력
1998.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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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환경부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의 국정감사는 썰렁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감사에 나선 「금배지」들의 목소리도 가라앉아 있었고, 최재욱(崔在旭) 장관을 비롯한 환경부 공무원들의 얼굴에서도 긴장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취재진의 규모도 예년에 비해 훨씬 줄었다. 이날 다른 부처 감사장에서 감청논란, 실업·재벌개혁 문제 등이 도마위에 올라 열기를 뿜은 것과 사뭇 대조적인 풍경이었다.최근 몇년동안 우리 경제가 거품처럼 커져갈 때 물·대기 오염문제 등을 놓고 뜨거운 공방을 벌이던 예전의 환경부 감사와도 영 딴판이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뒷전으로 밀린 것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먹고 살기도 힘든데 웬 환경이냐」는 생각들이 확산되고 있는 탓으로 보인다. 한 야당의원은 『금년에 공장가동률이 떨어지고 비가 많이 내려 대기·수질 오염이 줄어든 것도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감사에서는 팔당호·낙동강 오염, 식수전용댐 건설문제 및 수질개선방안등이 쟁점이 됐으나 송곳 질문을 퍼붓는 의원은 거의 없었다. 한나라당 박원홍(朴源弘) 의원이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나와 질문을 하고, 환란 책임으로 구속됐다 풀려난 무소속 강경식(姜慶植) 의원이 종종 질문을 하며 관심을 표시했으나 맥빠진 분위기를 바꾸지는 못했다.

실업의 확산과 여야의 정쟁 속에서 환경에 대한 열정이 실종되고 있는 현장이었다. 하지만 「경제가 나아진 뒤 환경에 신경쓰자」는 안이한 발상을 하다가 나중에 파란 가을 하늘과 맑은 물을 되찾는데 엄청난 대가를 치르는 것이 아닐까하는 우려를 떨칠 수 없었다.<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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