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S.E.S 일본젊은층 사로잡아/현지 관계자와 채널구축 중요여성 3인조 그룹 S.E.S는 성공적인 일본진출사례로 꼽힌다. 그동안 계은숙 김연자 조용필 등이 진출했지만 일본의 주요 문화소비층인 젊은이들에게 한국 노래를 각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21일 S.E.S가 발표한 첫 일본어 싱글 앨범 「하나가 되는 세계」(VAT 레이블)는 6만장의 선주문을 받았다. 성공비결은 일본 스카이플래닝사가 총기획을 맡아 일본의 차세대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시마노 사토시에게서 곡을 받은 것. 멤버 3명 모두가 일본어에 능숙, 라디오와 TV에 자주 출연한 것도 도움이 됐다. 또 가창력이 떨어지는 일본 댄스가수들에 비해 S.E.S는 춤 외모 가창력을 갖춘데다 일본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블랙 뮤직」(흑인스타일 음악)을 한다. 이때문에 가요 관계자들은 일본에서 성공하려면 『능력있는 일본측 프로모터, 제작자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가수들 스스로 가창력과 능통한 현지어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영화/국제영화제 출품작 선전/심형래의 SF물도 인기
96년 28편, 97년 9편, 올해 1편. 한국영화의 일본수출은 끊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96년 28편으로 받은 돈이 겨우 157만여달러. 그중 심형래의 「파워킹」이 123만여달러를 벌어들였다. 나머지 극영화는 편당 1만달러 이하.
예외도 있다. 베를린영화제 출춤작인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와 도쿄영화제에 참가한 박종원 감독의 「영원한 제국」은 15만달러나 받았다. 역시 올해 11월 도쿄영화제에 참가하는 이광모 감독의 「아름다운 시절」은 이미 지난해 10만달러에 수출계약을 맺었다. 일본서 흥행 역시 「서편제」가 17개극장에서 15만명을 기록했다. 박종원 감독은 『결국 일본 수출은 국제영화제에 참가하고 수상하는 데 달려있다』고 했다.
영화수출의 1등 공신은 심형래. 그가 만드는 어린이 SF물이야말로 문화적 차이를 뛰어넘는 상품이어서 가능성은 더욱 크다. 200억원을 들여 「용가리」를 제작중인 그는 『일본에 이길 수 있다. 예술영화로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만화/양·질면에서 절대열세 불구/황미나·오세호씨 고군분투
일본 진출에 성공한 대표적 작가는 황미나씨. 93년부터 일본 최대의 만화출판사 고단샤(講談社)의 성인용 주간지 「모닝」에 「윤희」「이씨가족 이야기」를 연재해오고 있다.
낚시만화로 유명한 오세호씨도 92년 「모닝」에 토속미가 물씬한 「수국아리랑」을 연재,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같은 진출도 「우물에 바늘 빠뜨린 꼴」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출간된 만화가 23억여권, 고단샤의 주간만화잡지 「소년매거진」의 발행부수가 410만부인 것에 비해 국내수출물량은 고작 수만권에 불과하다. 한국만화문화연구원 손상익원장은 『국내만화시장의 활성화 없이는 일본시장 진출은 커녕 시장개방 파고에서 살아남을 수조차 없다』며 『만화의 창의력을 해치는 검찰과 경찰의 단속부터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이대현·박은주·김관명 기자>이대현·박은주·김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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