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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노숙자 ‘겨울 악몽’/라니냐 영향 길고 혹독한 한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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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노숙자 ‘겨울 악몽’/라니냐 영향 길고 혹독한 한파 예고

입력
1998.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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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근로 중단·축소로 일자리 격감/당국 뒤늦게 대책회의 실효성 의문「잔인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세계적 기상이변인 「라니냐」의 영향으로 이번 겨울은 유난히 길고 추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공공근로사업의 중단이나 축소, 각급학교의 미취업 졸업생 배출 등으로 실업문제가 최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도 구체적인 동절기 실업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당장 생계가 어려운 실직자나 노숙자들의 경우 생존까지도 위협받는 심각한 상황에 내몰릴 것으로 우려된다.

21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현재 약 30만명이 공공근로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제공받고 있으나 동절기에는 이 중 70%를 차지하는 야외사업 대부분의 중단, 또는 축소가 불가피하다.

또 겨울철에는 일반 공사장 등에서 필요로 하는 단순노무직 인력수요도 크게 줄어드는데다 각급학교 졸업 및 농한기라는 계절적 특성으로 인해 내년 1·4분기까지 실업자수가 계속 증가, 최대 2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정부는 그동안 동절기 실직자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해왔으면서도 부처간 이견과 아이디어 부재 등으로 인해 아직까지 하절기중심으로 짜여진 실업대책을 월동대책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 공공근로사업의 주무부서인 행자부의 경우 현재 숲가꾸기 농어촌용배수로준설 등 대부분의 옥외사업이 곧 중지될 것으로 보고있다. 행자부는 20일에야 전국 행정부시장·부지사회의를 개최, 동절기사업 아이디어를 개발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산업자원부와 건설교통부, 중소기업청 등이 실업대책 차원에서 마련한 공공근로대상 인력의 3D업종 사업장이나 해외건설현장 파견도 시행이 어려울 전망이다. 재경부와 노동부는 『실직자들을 연수생자격 등으로 해외건설현장에 투입하는 방안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 금지규정에 어긋나 국제적 분쟁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노숙자문제도 지자체와 시민단체 사이에 주도권마찰이 빚어지는 등 효과적인 대책마련이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어수봉(魚秀鳳) 박사는 『겨울철에는 일자리가 대폭 주는 반면 대학및 고교 졸업생 등 신규인력이 20만명씩 배출되는 등 평소에도 노동시장 여건이 크게 악화한다』며 『특히 올해에는 많은 서민층과 극빈층이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강도높은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김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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