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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중들은 관가/정희경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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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중들은 관가/정희경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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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개각인가』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경제부처 장관들을 질책한 다음날인 21일 과천 관가의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대통령의 질책은 이달들어 두번째, 정확히는 8일만이다. 요지도 『한 게 뭐 있느냐. 실효성있는 대책을 만들라』는 것으로 같았다. 이쯤되면 과천에선 서릿발이 서야 할 텐데 초조나 긴장 대신 자조(自嘲)와 넋두리가 도드라졌다. 한 관리는 『장관 체면이 우습게 됐다. 너무 초조해 하는 것 아니냐』며 장관을 두둔했다.

물론 모 부처에서는 대통령의 지시대로 잘한 일과 잘못한 일을 가리며 홍보대책을 점검했고, 또 다른 부처는 장관이 간부회의를 소집해 분발을 주문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직속상관인 장관의 지적사항을 챙기는 수준일 뿐 적극성을 보인 관리는 드물었다. 지난번 질책 당시 『경질대상이 누구 누구냐』는 식으로 어수선해진 분위기가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 오히려 어느 부처가 수출지원에 비협조적이라며 대통령에게 「고자질」하는 책임전가 양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경제실상을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리고 정책도 잘 설명하라는 지시 이후 각 부처 공보관실만 바빠졌다. 산발적인, 또한 엇비슷한 대책을 재탕 삼탕 홍보하려는 언론플레이만 성행할 뿐이다.

이런 관가를 지켜보노라면 『경제팀이 과연 6·25이후 최대 국난임을 실감하고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관가의 무소신과 책임전가를 놓고 장관들에게 충분한 힘이 실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든가, 현재의 경제팀은 위기극복에는 역부족이라는 등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장관이 현장을 암행시찰했다거나, 관리들이 부처벽을 넘어 머리를 맞댄채 밤을 새웠다는 소식은 없다. 장관이하 관료 전체가 몸을 던지지 않는 한 「역부족」이라는 후자쪽 결론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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