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적 성과얻기 고민새정부들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잇단 정상외교성공으로 신바람이 났던 외교통상부가 김대통령의 11월 중국방문을 앞두고는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사전준비과정에서 중국측을 접촉해본 결과 반응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은 취임직후인 3월 런던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정상외교 데뷔전을 성공리에 치른 이래 6월에는 방미, 10월에는 방일외교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방미로는 미국으로부터 금융지원약속을 받아내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는 계기가 됐고 일본방문에서는 과거사를 문서상으로 정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같은 성과에 고무된 청와대측이 방중외교에서도 「당연히」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태도가 냉담해 실무부서인 외교부가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외교부는 특히 한중정상회담에서도 한일정상회담때처럼 「파트너십 공동선언」이 채택되도록 하라는 청와대의 지시에 대해 난감해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방미외교는 「경제·통상외교」, 방일외교는 「정무외교」의 성공사례로 꼽힐 만하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다음달 중국방문은 딱히 무어라 내세울만한 이슈가 없어 고민이다』고 말했다.
지난주에 의제협의차 중국을 다녀온 외교부관계자는 『6·25전쟁때 교전국입장이었던 어두운 과거를 완전히 청산하고 21세기에는 새로운 동반자관계로 양국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공동선언을 만들자는 우리제안을 중국측이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북한을 의식해서인지 「동반자관계」라는 말마저도 「선린우호협력관계」라고 표현하자고 할 정도여서 의제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고 난감해 했다.<윤승용 기자>윤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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