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 아픈 미결구금일수 계산/법원­검찰 ‘떠넘기기’

◎서울지법 형량에 포함때 “며칠” 대신 “전부” 첫판결/검찰 “왜 우리가 계산” 반발서울지법 형사3단독 최재형(崔在亨) 판사는 21일 사기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43)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면서 『이 판결 선고전 구금일수 전부를 위 형에 산입한다』고 밝혀 「전부 산입」주문형식을 처음 채택했다.

미결구금일수란 구금 순간부터 판결 때까지 기간으로 선고형량안에 이 기간을 포함시키기 위해 「판결 선고전 구금일수 ○○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며 구체적인 날짜까지 주문하는 것이 관행.

서울지법 형사단독판사들은 『「전부 산입」주문 형식은 계산착오로 인한 인권침해를 막을 수 있고 판사들이 날짜 계산보다는 유·무죄 판단과 양형탐구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어 재판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검찰은 반발하고 있다. 대검 공판송무부는 「미결 구금 일수 주문형식 변경 검토」라는 문건에서 『형사소송법에 판결전 구금 일수 산입을 판결로 선고하게 되어있어 구체적인 일수를 명시하지 않고 「전부」로 표기하는 것은 법률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는 법원과 검찰의 이러한 공방을 골치아픈 날짜 계산을 맡지 않으려는 속셈으로 보고있지만 서울지법 판사들이 전부산입 주문형식을 확대키로 해 이를 둘러싼 검찰과의 신경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박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