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건설 부사장 등 9명구속… 467억조성 주식 불법매집「기업사냥」이라고 불리는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을 위해 거액의 회사자금을 빼내 특정회사 주식을 불법매집하고 관계기관에 로비를 벌이던 기업인과 브로커 등 10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1부(박상길·朴相吉 부장검사)는 21일 96년 부산 항도종금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면서 회사자금 467억원을 빼내 주식을 불법매집하고 관계부처 로비자금으로 11억여원을 브로커들에게 건넨 경남모직 계열사인 한효건설 부사장 김중명(金重明·38)씨와 M&A 전문브로커 김성집(金聖集·43)씨등 2명을 특경가법위반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김부사장에게서 로비자금 등으로 3억5,000만∼2,000만원을 받은 브로커 김영일(金永一·56·전 한국자원재생공사 감사), 공인회계사 고효국(高孝國·52), 항도종금 관리본부장 손영곤(孫永坤·46)씨와 노조위원장 안웅기(安熊基·32)씨 등 7명을 특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전 부산매일신문 사장 이인형(李仁珩·60)씨를 배임수재혐의로 기소중지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부사장은 M&A브로커 김씨와 짜고 96년 4월 유령회사인 (주)효진과 경덕종합건설(주)을 설립, 이들 회사명의로 467억원 상당의 약속어음을 발행한 뒤 한효건설이 지급보증을 서주는 수법으로 현금 400억원을 마련, 증권브로커 정삼룡(鄭三龍·42)씨를 통해 지난해 2월까지 항도종금 주식 24만주를 불법 매입한 혐의다.
브로커 김씨 등은 김부사장이 96년 6월∼97년 1월 항도종금 대주주인 서륭그룹측 진정으로 국세청 등의 자금출처 조사를 받게 되자 김부사장에게서 3억5,000만∼4,000만원씩을 받고 관계기관에 무마 로비를 벌인 혐의다. 또 손씨와 안씨는 서륭그룹측 내부비리 정보를 빼내주고 노조를 유리하게 운영해주는 대가로 김부사장에게서 각각 3,400만원과 2,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서예선생이자 경남고 동문회 총무를 지낸 브로커 김영일씨는 96년 10월 고교 동창인 전도봉(全道奉)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이인기(李仁基·50) 대령의 진급청탁을 하고 5,000만원이 입금된 통장을 받는 등 군인사 비리에도 개입했다.
검찰관계자는 『한효건설의 실질적 사주가 브로커 유혹에 빠져 불법으로 기업인수·합병을 시도하다 실패, 견실한 회사마저 자금난으로 부도가 났다』며 『김부사장이 M&A 추진경비로 책정한 20억원중 11억6,000만원을 사용한 사실이 확인된만큼 국세청, 증권감독원 관련 공무원들의 수뢰여부도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박정철 기자>박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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