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도대체 이룩한게 뭐냐” DJ 大怒/무거웠던 경제조정회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도대체 이룩한게 뭐냐” DJ 大怒/무거웠던 경제조정회의

입력
1998.10.21 00:00
0 0

◎경제관련 장관 등 13명 일일이 호명하며 “신3저 활용案 있나” 추궁/“실업대책기구는 총리가 직접 챙겨야 한다” 金 총리에도 화살/1시간 45분간 회의후 박지원 대변인 “이렇게 야단친건 처음”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0일 경제대책조정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기부양책과 실업 대책이 겉돌고 있다며 경제장관들을 강도높게 질책했다. 김대통령은 13일 일본 방문에서 돌아오자마자 첫 국무회의에서도 경제팀을 질타했는데, 일주일 만에 같은 내용의 불만을 드러낸 것이 심상치 않다.

배석했던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대변인은 『취임후 김대통령이 이렇게 야단을 친 것은 처음』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대통령은 개회를 선포하자 마자 『집권후 외환보유고가 나아졌다고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아시아개발은행(ADB)과 미국 일본의 지원 등 외국의 도움 덕분이고, 경상수지 흑자도 수출보다는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도대체 우리가 노력해서 이룩한 게 뭐냐』고 물어 참석자들을 긴장시켰다.

김대통령은 특히 『경기진작을 위해 재정·금리의 유동성을 높이고 소비자금융, 중소기업 지원에 막대한 돈을 돌리고 있는 데 전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돈이 일선에서 돌지 않고 있는 책임은 장관들에게 돌아갔다. 김대통령은 『은행을 구조조정하고 임원을 바꾸면 잘된다고 했는데, 뭐가 잘됐느냐』 며 『도리어 은행에 쩔쩔 매고 있는 형편』이라고 장관들을 추궁했다.

김대통령은 『왜 부하 보고만 듣고 일선 현장에 나가 챙기지 않느냐』며 『안이한 생각을 버리고 당장 은행들이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돈을 융통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13명의 경제관련 장관·기관장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신3저(低)활용방안이 있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화살은 김종필(金鍾泌) 총리에게까지 돌아갔다. 김대통령은 『4월부터 이 정권은 실업정권이라고 거듭 말했는데 효과가 없다』면서 『실업대책기구를 국무조정실장이 주재하고 있는데 내 생각에는 총리가 직접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불만은 막대한 예산과 재정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답답함」이라고 박대변인은 전했다. 한마디로 『안 풀린다』는 것이다. 요구 수준은 『국민들이 피부로 달라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장관들이 일반 가정에 편지를 보내 정부의 노력을 알리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1시간 45분동안 무거운 분위기속에서 회의를 마친 뒤 김대통령은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잘하자는 의미에서 내가 말했다』면서 『우리 모두 힘을 냅시다』라고 「격려」했다. 김총리는 『내가 직접 나서서 경기진작과 실업, 부정부패 척결을 챙기겠다』고 말했다.<유승우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