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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위주 입시 탈피’취지는 좋지만…/대학“그럼 뭘보고 뽑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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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위주 입시 탈피’취지는 좋지만…/대학“그럼 뭘보고 뽑나요”

입력
1998.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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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기·봉사활동·품성으로 학생 우열 가리기 힘들어/‘2002대입’ 전형기준 고심「취지는 좋지만, 따라가기가 힘들다」

교육부가 19일 성적위주에서 탈피해 특기나 봉사활동 등 다양한 전형자료를 사용하는 2002학년도 대입개선안을 확정, 발표했지만 정작 대학들은 세부안 마련이 쉽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각 대학 입시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기존 수능성적과 학생부가 아닌 다른 전형자료로는 변별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고, 우수학생을 가려내는데도 문제가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즉 학생의 특기나 교내 활동, 봉사활동, 품성 등에 대해 누구나 납득할만한 전형기준을 마련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달초부터 전국의 국·공립대에 2002학년도 입학제도 세부안을 조속히 확정, 통보토록 요청했으나 마감일인 20일까지 입시안을 제출한 대학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시험전형제 실시를 처음으로 공표한 서울대도 이날까지 구체적인 전형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교장추천서, 고교평가논술, 면접 등 만으로는 최상위 학생들의 우열을 가려내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서울대 입시관계자는 『수능의 경우 일종의 지원자격시험이 됐고 학생부는 고교간 학력차를 무시하고 고교가 제시한 평가자료에만 의존해야하기 때문에 변별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고교별 학력수준과 특성, 교육목표와 내용 등에 대한 합리적 평가기준을 마련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려대도 이날 오전 입학제도 개선을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유보해놓은 상황. 김창배(金昌培) 입학과장은 『우수한 학생을 뽑아야 하는 대학 입장에서 성적이 아닌 다른 전형요소로 전형방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이에 따라 일단 특별전형을 대폭 강화하고 각 단과대 특성에 맞게 면접을 강화한 구술시험과 학생부성적 등 전형요소를 비중을 다르게 평가하는 방식을 고려중이다.

연세대 민경찬(閔庚燦) 입학관리처장도 『19일 발표한 수시모집결과도 일종의 무시험전형이지만 기준마련이 쉽지 않았다』며 『면접과 추천서내용 등이 참고됐지만 여전히 학생부성적이 상당부분 고려됐던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교육부가 2002학년도 개선안의 세부지침을 조속히 마련하는 한편, 특히 봉사활동, 품성, 특기 등 주요 전형요소에 대해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서울대 강광하(姜光夏) 기획실장은 『대학 스스로 전국 고교의 전인교육 실시 여부를 평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교육부가 전국 고교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수험생의 학력수준 등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박천호·이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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