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버거씨병/팔·다리 자주 저린 애연가 위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버거씨병/팔·다리 자주 저린 애연가 위험

입력
1998.10.20 00:00
0 0

◎주로 손끝·무릎아래 작은동맥이 막혀/악화되면 상처 잘낫지 않고 팔·다리 썩어/수술 어려우나 금연하면 반이상 호전젊은 남성이 팔 다리가 아프고 상처가 생기면 잘 낫지 않는다며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젊은 사람들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등 동맥경화증을 일으키기 쉬운 위험요인을 가진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은 팔이나 다리의 동맥이 염증성 변화 때문에 막혀서 팔 다리가 썩는 버거씨병이다.

▷원인◁

동맥경화증과는 달리 담배를 피우는 젊은 남성에서 많이 발생한다. 주로 팔꿈치나 무릎 아래 부위의 작은 동맥이 막히며 정맥도 혈전이나 염증으로 막힐 수 있다. 흡연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여겨지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원인이나 병이 진행되는 이유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임상적 특징에 의해 진단이 이뤄질 뿐이다. 발생률은 지역적으로 다르다. 동유럽과 이스라엘, 우리나라와 일본등 동아시아에서 흔하다. 국내에선 1920년 세브란스병원의 외국인의사 루드 로우가 처음 버거씨병을 진단했다.

▷증상◁

초기에는 운동을 하거나 오래 걸을 때만 팔 다리가 아프고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병이 진행되면 팔 다리가 차갑고 색깔이 창백해지며 다리털도 없어진다. 피부도 반들해지고 손톱이나 발톱이 잘 자라지 않으며 두꺼워진다. 쉽게 나을 수 있는 손가락이나 발가락의 피부상처도 잘 낫지 않고 점점 악화한다. 치료하지 않고 흡연을 계속하면 병은 더욱 진행돼 손이나 발이 아파 잠을 못 자고 마침내 썩기 시작한다.

▷진단◁

위와 같은 특징적 증상과 동맥촬영, 팔과 다리의 부위별 혈관초음파검사등으로 진단한다. 버거씨병을 확진하려면 환자가 흡연을 하고 있거나 직접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간접흡연에 노출된 경험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치료◁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 담배만 끊어도 환자의 50%에서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버거씨병은 손끝이나 무릎 아래의 작은 동맥이 막히기 때문에 동맥경화증처럼 혈관을 이어주거나 넓혀주는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손가락이나 발가락의 작은 미세혈관들을 확장할 수 있는 교감신경절 차단등의 간접수술이 필요하다. 팔 다리를 절단하는 경우도 많다. 필자는 두세 개의 손가락 굵기 구멍을 통해 복강경을 집어 넣어 교감신경절을 절제하는 수술법을 시도,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이 치료법은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게 장점이다.

▷연구동향◁

그동안 진단과 간접치료법에 대한 임상연구가 주로 이뤄졌다. 최근엔 버거씨병이 흡연에 의한 면역학적 반응 때문에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일 개연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말초혈관 확장제를 이용한 치료법도 중점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버거씨병은 아직도 혈관외과의사가 임상에서 흔히 접하는 질환이다.금연을 통한 예방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조기 진단을 통해 사지절단을 막는 노력도 필요하다. 담배항원과 타르를 사용해 버거씨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는 연구가 활발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김건언 울산대의대 교수·서울중앙병원 혈관센터소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