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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입찰 채권단 손실 커져/기아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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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입찰 채권단 손실 커져/기아낙찰

입력
1998.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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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때 낙찰됐을 경우보다 최소 1조3,000억원 손해/입찰지연·방식변경으로 부채탕감규모만 늘어 결국 국민부담으로 전가기아 아시아자동차 매각이 3차 입찰까지 지연되는 바람에 채권단이 1조3,000억원 정도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응찰업체들이 부채탕감 요구규모를 늘리고 채권단이 이에 떠밀려 입찰방식을 바꿔 결국 채권단만 큰 손실을 봤으며 이는 국민부담으로 전가된 셈이다.

이에 따라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 일각에선 『1차 입찰때 낙찰자를 결정했더라면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손실에 대한 책임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8월말 1차 입찰에서 현대 대우 삼성 포드 등 4개사는 한결같이 채권단이 제시한 부채조정액 이상의 탕감을 요구했으며 이중 삼성자동차가 가장 낮은 2조6,000억원의 추가 부채탕감안을 제시했었다.

채권단은 당시 기아 아시아의 상환대상 채권 9조5,698억원 가운데 원리금은 손대지 않고 이자율을 조정해주는 방식으로 4조4,070억원을 덜어주기로 했었다. 대신 추가부채탕감을 요구할 경우 실격처리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채권단의 부채경감액에 삼성이 요구한 2조6,000억원을 더하면 전체 탕감규모는 약 7조원이 된다. 따라서 1차 입찰에서 삼성으로 낙찰됐더라면 채권단은 2조5,600억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3차 입찰에서는 입찰방식이 변경돼 상환대상채권이 9조56억원(공익·상사채권 제외)으로 줄어든 반면 현대가 요구한 부채탕감액은 7조3,000억원으로 늘어 채권단은 1조7,000억원만 건지게 됐다. 8,600억원을 손해본 셈이다.

여기에 1차 입찰에선 4,400억원의 보증채권을 낙찰자가 인수토록 되어있었지만 3차 입찰에선 이를 전액면제해 줌에 따라 채권단 손실은 1조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현대측이 요구한 7조3,000억원의 부채탕감 세부내역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채권단 손실액은 2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제2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입찰지연과 방식변경으로 금융기관만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됐다』며 『일부 금융기관은 존립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김범수 기자>

◎현대 빅딜연계 카드로 돌파/기아인수 대가 발전설비·철도차량 양보 ‘구조조정 가속’

안개속을 헤매던 기아·아시아호의 정착지는 현대로 일단 정해졌다. 정부나 채권단등의 움직임으로 미루어 수의계약을 통한 포드인수가능성등 기아입찰을 둘러싼 난기류가 서서히 걷히고 있다.

현대 대세론이 힘을 얻은 이유는 이날 낙찰자선정과 함께 나온 정부 채권단의 반응때문. 정부와 채권단은 그동안 보여온 「낙찰거부」 움직임을 깨고 전격적으로 「낙찰수용」방침으로 기울었다. 박태영(朴泰榮) 산업자원부장관은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의해 3차입찰이 이뤄졌기 때문에 현대낙찰을 채권단이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수의계약가능성을 일축했다.

당초 정부와 채권단은 포드가 제시한 부채일시탕감, 세계 빅2로서의 역량 등을 감안, 이번 입찰결과를 무효화하고 수의계약을 고려했던 게 사실. 그러나 포드가 3차입찰에서 제시한 부채탕감액이 현대보다 적지않고 특히 아시아자동차를 인수할 수없다는 입장때문에 막판까지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현대의 「빅딜연계」라는 회심의 카드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이날 전국경제인 연합회를 통해 빅딜의 현안으로 걸려있던 발전설비와 철도차량부문에 대한 포기의사를 밝혔다. 기아인수의 대가를 빅딜을 통해 치루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현대는 기아자동차문제를 빅딜에 끌어들임으로써 기아인수의 물꼬를 텄고 이에 따라 재계의 빅딜은 최대산업인 자동차부문을 고리로 빠른 물살을 타게될 전망이다. 이미 현대의 빅딜에서 추가 양보가능성, 대우의 삼성차 인수등 돌출요인을 중심으로 빅딜의 물밑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외자유치라는 또하나의 카드도 선보였다. 정몽규(鄭夢奎) 현대자동차회장은 낙찰기자회견을 통해 『해외자동차메이커는 물론 해외투자자도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혀 포드와의 협력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기아인수의 변수인 포드의 의중을 겨냥해 컨소시엄협력을 제의한 셈이다. 포드와 컨소시엄은 외자유치라는 형식을 통해 정부와 채권단의 우려를 불식하게 되고 포드도 기아인수의 목적이었던 소형차의 안정적 공급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는 윈윈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드측도 채권단회의결과를 주시한후 현대측과 협의를 추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결국 기아인수문제는 3차입찰까지 가는 난맥상을 거듭한 결과 현대낙찰이라는 묘수풀이로 기아자동차정리, 외자유치, 빅딜의 촉진등 3마리 토끼를 잡는 결과로 마무리된 셈이다.<이재열 기자>

□기아사태 일지

◆97년

·7월15일 제일은행, 기아18개사 부도유예협약 적용 발표

·9월22일 기아·아시아자동차등 4개사 화의 신청

·10월22일 정부·채권단, 기아법정관리 발표

·10월29일 김선홍 회장 사퇴 발표

◆98년

·4월13일 유종렬 법정관리인 선임

·4월15일 법정관리 개시결정

·6월25일 기아 국제공개경쟁입찰 방침 결정

·9월 1일 1차입찰 유찰발표

·9월23일 2차입찰 유찰발표

·10월19일 3차입찰 낙찰자로 현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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