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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대학가요제’(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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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대학가요제’(TV평)

입력
1998.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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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 학번위한 ‘그 때 그 노래’/배철수 등 초대 옛추억 노래/요즘의 문화 못담는 한계도77년 시작된 MBC의 「대학가요제」는 80년대에도 큰 축제였다. 대학생은 물론 음악을 즐겨 듣는 중고생까지 깊은 관심을 보였다. 어른들마저 『공부도 잘하고 노래도 잘한다』며 TV 앞을 지켰다. 억압적인 사회분위기 속에서 대중음악이 「사랑타령」 일색이던 때라 대학가요제는 그만큼 신선했다.

17일 생방송된 「98 대학가요제」(연출 주철환)는 그런 향수를 공유한 30∼40대 시청자를 즐겁게 했다. 1부 경연에 이어 2부를 특집 「78대학가요제 그 때 그 사람」으로 꾸몄다. 노사연 배철수등 78년 행사의 출연자를 초대하고 그들의 노래와 옛이야기를 들려줬다.

우리 방송에서 30∼40대를 위한 가요프로는 거의 없다. 대부분 10대를 겨냥하고 있고 중년 이상을 위한 것으로는 KBS 「가요무대」정도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번 대학가요제는 가요프로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30∼40대에게 선물과 같았다. 모처럼 「공해」가 아닌 「노래」를 들으며 추억을 즐겼을 것이다.

그러나 30∼40대를 위한 「98 대학가요제」는 자기모순을 드러낸 셈이다. 젊은이들의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관심 바깥에 있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한 것은 아닐까. 사실 요즘의 대학가요제는 젊은 문화의 핵심을 꿰뚫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 대중음악의 대량생산체제, 세분화한 장르, 대학의 분위기 등 지금의 문화현상을 20년전의 방법으로 담아내는 데는 무리가 있다. 대학가요제가 왕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 매번 특별한 무대를 만들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행사를 치를 수는 없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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