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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체트 체포’ 외교마찰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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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체트 체포’ 외교마찰 조짐

입력
1998.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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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자국민 80여명 살해.재판 관할권 있다/칠레­종신상원의원.체포는 국제법 위반/영국­신병치료차 체류.면책대상 아니다『피의자는 1973년 9월11부터 1983년 12월31일까지 칠레에서 스페인 정부의 사법관할 범위내에 있는 스페인 시민 80여명을 살해한 혐의이며, 피의자에 대한 재판관할권은 마드리드 국가법원 제5중앙치안재판소에 속한다』

스페인 사법당국이 14일 영국 사법당국에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을 통해 피노체트 체포와 인도를 요구한 영장 내용이다. 마드리드 국가법원은 해외에서의 스페인 국민에 대한 테러 등 중범죄에 대한 재판관할권을 갖고 있고, 테러 수사에 대한 회원국간 협조를 규정한 유럽협약에 따라 영국에 피의자의 체포 및 인도를 요구할 수 있다는 법률해석에 근거한 것이다.

영국 경찰 대변인은 17일 런던의 한 병원에서 탈장(脫腸)디스크를 치료중이던 피노체트를 16일밤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포르투갈 오포르토에서 열리고 있는 이베로­아메리칸 정상회담에 참석중인 에두아르도 프레이 칠레 대통령은 『칠레 시민은 칠레법정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영국경찰이 종신 상원의원인 피노체트를 체포한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영국 정부에 항의했다. 피노체트는 칠레 종신 상원의원들이 통상 발급받는 외교관 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외교면책특권이 있다는 게 칠레 정부의 주장이다.

그러나 영국 정부측은 피노체트 체포에 대해 공식 논평을 자제하면서도 외교문제가 아니라 사법당국이 알아서 처리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영국법이 인정하는 외교면책특권은 영국을 공식방문중인 국가원수와 정부대표, 공인된 외교사절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에 신병치료차 영국에 체류중인 피노체트는 그 대상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영국 언론들은 영국정부가 스페인 정부에 9일 수술을 받은 피노체트가 곧 영국을 떠날 것이므로 체포요구를 하려면 서두르라고 알려주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 「최고위층」이 이미 그에 대한 체포결단을 내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노동당 정부의 이른바 「도덕외교정책」에 입각한 당연한 조치라는 해설도 덧붙였다.

스페인 정부는 체포일로부터 40일 이내에 공식으로 영국 정부에 피노체트의 인도요청을 해야만 그의 신병을 넘겨받을 수 있다. 피노체트의 운명은 이 기간동안 칠레, 스페인, 영국 사이에 벌어질 외교적 줄다리기와 국제법 논쟁의 결말에 달려 있다.<신윤석 기자>

◎칠레?/세계에서 가장 긴나라.인구 1,400만·경제 건실

남아메리카 남서부에 위치한 칠레는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 면적은 75만6,626㎢로 한반도의 3.5배. 인구는 1,469만명(지난해말). 스페인과 원주민과의 혼혈이 75%. 1810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해 스페인어가 공용어다.

대통령중심제국가로 피노체트의 하야 후 90년 민정에 복귀했다. 대통령은 94년 당선된 에두아르도 프레이. 남미의 경제위기 와중에서도 비교적 건실한 경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남미국 가운데 가장 높은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5,289달러. 공무원이 청렴하기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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