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을 거부하는 격정의 무대최데레사(38)는 18세에 무용을 시작했다. 고교시절 맨발의 춤으로 현대무용에 혁명을 가져온 이사도라 덩컨을 그린 영화를 보고 반해서 고 3때 다짜고짜 학교 무용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86년 이화여대 무용과를 졸업한 다음날 뉴욕으로 날아갔다. 무용단 「서희 앤 댄서즈」를 만들어 활동하다 88년 귀국, 94년 다시 프랑스로 날아가 최데레사무용단을 만들어 유럽무대를 누볐다.
그가 돌아왔다. 「한 여자, 내게 자유를」이라는 작품을 들고. 5년만의 국내 공연(20, 21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이다. 프랑스로 가기 전 6년 간 그가 보여준 춤은 정치·사회적 소재를 많이 다뤘고 거칠고 과격하다는 평을 들었다. 프랑스에서는 「반항적인 춤」이라는 평을 들었다.
이번 작품은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남녀 간의 밀치고 당기는 관계를 표현하고 있다. 달라진 게 있을까. 연습과정을 지켜본 선배들은 말했다, 『여전하군』. 최씨는 『아름다운 춤은 질색이다. 취향의 차이겠지만 내겐 안맞는 것 같다. 이해가 안되고 느낌이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 여자…」에서 최씨와 3명의 무용수는 격렬하게 몸을 던지고 의자를 부수고 고함을 친다.
사실은 달라진 게 있다. 자신이 개발한 안무테크닉 「세 가지 자유」를 완성, 이번 작품에 녹여낸 것. 『세 가지 자유란 움직임·호흡·감각의 자유다. 춤의 기존틀을 깨고 최대한 자유롭게 표현능력을 확장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파리8대학에서 이것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 여자…」는 프랑스 「덩스 아 릴」시즌에 초청돼 11월7일 현지서 공연된다. 「덩스 아 릴」은 일종의 현대무용 작품시장으로 유럽 10개 회원국의 주요극장 예술감독들이 와서 공연을 보고 작품을 사 간다. 최데레사의 춤은 일단 유럽 한 복판에서 팔릴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02)3227535<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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