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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비결/張錫權 단국대학교 부총장(한국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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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비결/張錫權 단국대학교 부총장(한국시론)

입력
1998.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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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력·자질만큼 시대흐름 중요/변화에 대한 순발력과 유연함이/이시대가 요구하는 대통령 개성”현대 국가에 있어서 대통령의 역할은 헌법상으로 보장된 것은 물론 헌법외적인 것을 포함하여 다양하면서도 막중하다. 정치지도자의 자질로 막스 베버는 일에 대한 정열과 책임감, 통찰력 및 결단력 등을 꼽은 바 있으며 그 외에도 정직성과 성실성, 통합관리능력 평형감각 설득력 및 건강 등이 지적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질을 모두 갖추었다 하여 그것만으로 곧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의 개성과 그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적 소명이 일치하지 아니할 때에는 실패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업적과 시대적인 평가에 대한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먼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후체제에 들어섰던 1950년대는 전쟁복구를 위한 최소한의 서비스만이 요구되던 시기로 소위 사무원형(事務員型)의 대통령이 요청되었는데, 이에 잘 부응한 이가 바로 아이젠하워였다. 대통령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에 있어서는 많은 비판을 받아왔음에도 불구, 그가 개성있는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게된 것은, 그의 업적이 바로 시대적인 요청에 잘 호응했기 때문이다.

미·소간에 냉전체제가 극한에 달하던 60년대에는 소위 승부사형(勝負師型)의 개성을 가진 인물이 요구되었는데, 이를 충족시킨 것이 바로 케네디 대통령이다. 그래서 그는 능력과 자질 이상의 훌륭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았다. 반면 닉슨과 존슨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훌륭한 역량을 갖추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시대적인 필요에 맞지않는 소위 야수형(野獸型)의 개성을 가졌기 때문에 오히려 곤욕을 치르지 않으면 안되었다.

월남전 반전시위등으로 국내여론마저 혼돈스럽던 70년대에는 저돌적인 야수형과 치밀성이 요구되는 사무원형의 혼합된 성격의 지도자가 요청되었다. 그러나 사무원형의 성격만을 가지고 있었던 카터 대통령이 나서 결국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퇴진해야 했다.

월남전에서의 패배와 이란에 억류된 인질구출 작전의 실패 등등으로 미국의 위신이 극도로 실추되었던 70년대 말에서 80년대에는 다시 승부사형의 지도자가 필요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이 배역을 완벽히 수행했다. 레이건 역시 대통령으로서의 정상적인 자질을 갖추었다는 평은 전혀 받지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근래에 보기 드물만큼 훌륭한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80년대 후반, 국제사회의 흐름이 이념적인 적대관계로부터 경제적인 경쟁관계로 전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전과 같은 국지적인 적대관계로 인기를 유지하려던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서 실패하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시대적인 흐름을 재빨리 포착하지 못한 데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이 시대의 요청은 무엇인가. 무한경쟁과 변화를 요구하는 현대사회는 각 분야의 독자성과 창의성이 지배하는 자율적인 사회이다. 이 시대에 요구되는 지도자는 특출한 지도력을 발휘하는 영웅적인 인물 보다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순발력과 사회통합력을 발휘하되 간섭하지 않는 유연한 대통령이다. 미국 클린턴 대통령이 성추문및 자질시비등을 겪으면서도 오늘까지 지탱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시대적인 요청들과 잘 결합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도 역대 대통령은 선진국으로의 진입과 통일과업의 성취라는 두 개의 목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것을 자신의 임기내에 이루어 보겠다고 다소간의 무리를 하였지만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였다. 시대적 요청이 무엇인지를 고민하지 않은 채 개인적 의욕만 앞세웠기 때문이다. 『역사란 인간의 의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섭리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헤겔의 명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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