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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TV’의 놀라움/김관명 문화과학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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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TV’의 놀라움/김관명 문화과학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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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공영성 강화」를 위해 대대적으로 프로그램을 개편(12일)한지 사흘이 지났다. 지난 달 3일 공영방송으로서의 방송규범과 제작실무지침을 담은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뒤 처음 선보이는 개편이다.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프로그램은 꽤 있다. 특히 2TV가 평일 주시청시간대인 오후 8시 이후 방영하는 「문화탐험, 오늘의 현장」은 각종 문화현상을 비판적으로 접근, 10대 취향인 요즘 방송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프로그램이다. 평범한 회사원들이 주인공인 시트콤 「싱싱 손자병법」은 우울한 IMF시대를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안과 웃음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과 의지가 프로그램 한 편 때문에 무색해질 위험에 처했다. 사건·사고 현장화면을 모아 미국 전역에서 5년째 방송되고 있는 「리얼TV」등을 수입, 국내 촬영분과 함께 방송하는 「비디오추적, 놀라운 TV」(2TV·월∼금 오후 6시50분)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카레이서가 차량화재로 화염에 휩싸인 장면, 에어쇼 시범도중 전투기끼리 충돌하는 장면, 옷에 불이 붙은 축구팬이 데굴데굴 구르는 장면을 방송했다. 못과 철사를 먹는 사람도 소개했다. 보도프로그램이라도 삭제해야 할만한 영상이 여과없이 방영되고 있다.

아무리 좋게 본다 하더라도 이 프로그램은 비(非)공영적이다. 「선정적이거나 충격적인 측면은 방송시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는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의 품위 유지조항에 위배되며, 「사건 사고를 다룰 때는 시청자에게 지나친 충격이나 불안감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방송법의 심의규정에도 저촉된다. 더욱이 방송시작시간인 오후 6시50분은 어린이시청시간대이다. 어린이들은 모방하지 말라고 자막이 나오지만 부작용이 걱정된다. 「놀라운 TV」는 그야말로 양식있는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공영성 강화」라는 개편의 명분을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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