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의 대미달러 환율, 금리, 원자재가격 등이 하락하여 소위 신3저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런 환경의 변화에 잘 대응하여 환란의 고통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기회라는 것은 아무때나 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IMF가 지적하였듯이 한국은 외화도피의 의혹이 짙은 나라이다. 아무리 열심히 외화를 벌어들여도 엉뚱한 곳으로 유출된다면 국민적 노력은 허사가 되고 만다.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벌어들인 외화는 국내로 전액 반입되도록 해야 한다.그러나 돈이란 묘한 것이어서 안전하고 이익이 있는 곳으로 흘러가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런 속성은 법률이나 규제로는 막을 수가 없다. 더구나 개방경제 체제하에서 외화의 유출을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자금은 안전하고 이익이 있는 쪽으로 움직이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관세가 비싸지면 수입보다는 밀수가 횡행하게 된다. 관세수입도 올리고, 밀수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관세율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세수를 올리기 위해 세율을 터무니없이 높이면 납세자는 세금을 납입하기 보다는 탈세 쪽으로 도망치게 마련이다. 세금은 제대로 걷히지 않고 지하경제 규모만 커지게 된다. 따라서 세금을 많이 거두기 위해서는 적정한 세율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이 투자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폐쇄경제하에서 한국기업은 무조건 한국내에 투자했으나, 지금은 여러나라 중에서 가장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곳을 골라서 투자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기업이 국적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애국심에 의하여 투자를 하는 기업인은 애국자일지 모르나 경제인은 되기 어렵다.
우리가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규제를 완화하여 시장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사회간접자본에 충실을 기하며, 인플레를 잡아 금리를 안정시키고, 노동자의 질을 높이며, 작은 정부를 실현하여 세계 어느 나라 보다도 한국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평가를 국내외 기업인들로부터 들을 수 있도록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 그것이 최선의 외화유출 방지와 해외투자 유인책이며, 우리 경제가 사는 길이다.
또한 개혁을 위한 제도개선 못지않게 기왕에 만들어진 법을 충실히 지켜서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는 작업이 중요하다. 신3저에 대한 기대도 이런 상식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과감한 개혁과 투명성은 이제 생존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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