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과 기근 뒤에 있는 경제·윤리적 요인을 수리·논리적으로 증명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아흐마르티아 센(64) 교수는 후생경제학, 그중에서도 특히 사회선택이론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고 있다. 김완진(金完鎭)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센교수의 수상소식을 듣고 『후생경제학분야에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당연히 센교수일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센 교수는 특히 빈곤과 기근의 뒤에 놓여 있는 경제·윤리적 요인을 수리적·논리적으로 증명해낸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도 이를 평가. 『센 교수는 경제학과 철학의 학문적 도구를 조합, 윤리문제를 경제학 연구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고 시상이유를 밝혔다.
센 교수는 자신의 조국 인도를 비롯,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빈곤국가들의 현실을 주된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81년 펴낸 역작 「가난과 기근」에서 그는 「식량의 부족이 기근의 유일한 원인」이라는 기존의 단선적 논리를 통박했다. 특히 74년 방글라데시 대홍수를 집중 연구, 홍수가 단순히 식량부족만 일으킨 것이 아니라 농업노동자들의 경제적 파워 자체를 약화시킴으로써 기근에 대한 무방비상태를 초래했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센교수는 또 사회구성원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합리적 절차를 수학적인 방법을 통해 이끌어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완진교수는 『이 점에서 센 교수는 7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케네스 애로교수의 사회선택이론 분야 계승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50년대 사회선택이론을 최초로 경제학에 도입한 애로 교수는 모든 합리적 조건을 만족시키면서 대립된 이해를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하지만 센 교수는 이같은 절차의 도출이 가능함을 수학적으로 증명해 보였다는 것이다. 센교수는 70년 발표한 「집단적 선택과 사회복지」를 통해 경제학의 관심을 복지문제로 돌려놓는데 기여했으며 이후 활발한 저술과 강의를 통해 사회선택이론을 한단계 발전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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