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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부패 심각하다(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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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부패 심각하다(社說)

입력
1998.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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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중하위 공직자들의 부패가 만연되고 있음을 질책하면서 내각의 각성과 분발을 촉구했다. 역대 어느 정부나 마찬가지로 이 정권도 출범 당시 강도높은 부패척결을 약속했지만, 국민이 느끼는 공직자 부패지수는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서울시 재개발과에서 14년동안 근무했던 한 전직 공무원은 200억원대의 재산을 모았고, 한 세무공무원은 9개월간 1억원의 뇌물을 받았고, 구청과 경찰서 직원 3명이 강남의 유흥음식점에서 1년간 2억3,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일이 최근 드러났다. 지난 2개월간의 감사에서 정부 산하단체 임직원등 1만800여명이 각종 비리로 적발된 일은 우리 공직사회가 얼마나 썩었는지를 잘 말해준다.

『다른 것은 참을 수 있어도 공무원 부정부패만은 참을 수 없는 사람들이 우리 국민』이라는 김대통령의 말은 여러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공무원 부조리가 근절되지 않는 한 정부가 바른 길을 간다고 믿을 국민이 없을 것이라는 말은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잘 대변한다. IMF 관리체제 이후 대다수 봉급생활자들이 직장을 잃고 수입이 격감했으나, 공무원들은 상대적으로 형편이 낫다고 할 수 있다. 생계를 이어가는 일이 절박한 마당에 공무원들은 더 큰 욕심을 채우려 하고 있으니 국민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베를린에 본부를 둔 국제투명성기구(TI)가 최근 발표한 각국 투명지수를 보면 한국은 지난해 34위에서 43위로 떨어졌다. 조사대상 85개국중 하위국가군으로 전락한 부패공화국이다. 세금낭비나 뇌물수수로 인한 국력 잠식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우리를 불신한다는 것도 큰 문제다. 부패가 나라를 망친다는 인식으로 공직자 기강을 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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