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정수’ 싸고 대립 가까스로 타협점/두차례 연기끝 본회의 열고 “오랜만이야”/野,의총서 “투쟁효과 배가하자” 전의다져국회는 13일 정기국회가 개회된지 한달여 만에 처음으로 여야가 함께 본회의를 열어 안건을 처리함으로써 파행상황을 마감했다.
그러나 이날도 여야는 상임위 의석 조정문제를 놓고 팽팽히 대립, 본회의를 두차례 연기시킨 끝에 가까스로 타협점을 찾는 신경전을 벌여 남은 회기 동안의 치열한 기세싸움을 예고했다.
■본회의
예정시간을 두시간여 넘긴 오후 4시께 열린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격렬한 정치공방 끝에 자리를 함께 한 탓인지 다소 서먹서먹해했지만 곧 서로의 의석을 오가며 악수를 나누고 환담하는 등 국회정상화를 반겼다. 여야의원 239명이 출석한 본회의장에서 박준규(朴浚圭) 국회의장은 조금은 들뜬 표정 속에 『의결정족수가 훨씬 넘는 공정한 회의를 열게 돼 감사히 생각한다』면서 개의를 선언했다.
이날 5분발언에서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은 『금강산 관광계획은 실향민의 80%가 반대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즉흥·졸속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정부측을 질타했다. 자민련 변웅전(邊雄田) 의원은 『국회는 더이상 민심을 외면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고, 국민회의 김병태(金秉泰) 의원은 『굴욕적인 한미행정협정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미군의 신병도 인도받지 못한다』며 협정안개정을 촉구했다.
박의장은 산회에 앞서 『앞으로 의원들의 본회의 및 각종상임위 출결여부를 공개해야 한다』면서 『불가피한 불참사유가 있으면 반드시 총장에게 사유서를 제출해달라』고 당부했다. 산회후 의원들은 지난해 5월 설치이후 사용한 적이 없는 전자투표장치로 모의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상임위 정수 절충
여야는 이에 앞서 상임위 정수 조정문제를 놓고 진통을 거듭, 한때 본회의 유산설까지 나돌았지만 결국 최대쟁점이었던 법사위 의원 비율을 여야 8대7로 하는데 합의해 고비를 넘겼다.
오후 2시께 열린 3당 수석부총무 회담에서 한나라당은 상임위 정수조정을 국감전에 실시하자는 여당안에 동의했지만 이번에는 쟁점이 된 법사위 의원정수를 기존의 여야 7대8 비율에서 여야동수를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자민련이 『새로운 의석비율을 적용하면 법사위에 자민련이 한 명 추가돼야 한다』고 주장해 또한차례 곡절을 겪었다.
「여야동수」를 고집한 야당측과 「법사위만큼은 절대 여대(與大)」를 주장한 여당측이 팽팽히 맞서, 3당 수석 부총무들은 장시간 회의중에도 수시로 소속 당 지도부와 총무들과의 의견교환을 거치며 논란을 거듭하다 결국 오후 3시20분께 「법대로 조정」과 「특위신설」이란 맞교환 형태로 합의를 이끌어 냈다. 여당안대로 상임위 정수 조정 문제가 풀리게 됐지만 대신 농어촌특위를 새로이 만들어 한나라당에 위원장을 할애한다는 조건이 첨가됐다.
■한나라 의총
한나라당은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갖고 전의를 다졌다. 박희태(朴熺太) 총무는 『여당측이 상임위 정수조정과 관련, 막무가내로 생떼를 쓰는 바람에 국회가 개업하자마자 차질을 빚게 됐다』며 『여당은 국정감사 기간을 단축시키고 국회 대정부질문과 예산심의기간을 줄이는 등 야당활동을 방해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지금까지 해온 장외투쟁의 효과를 배가하기 위해 원내로 들어왔다』면서 『야당으로서 처음하는 국정감사인만큼 주요 쟁점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총재는 원내투쟁이 2000년 총선에 미칠 영향까지 거론하며 『이번 국감은 국민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의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강현욱(姜賢旭) 정책위의장은 『국감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황실과 전략기획단을 구성하는 등 24시간 지원체계를 갖추고 총풍과 세풍 등 10대쟁점에 대해선 전담의원 3∼5명씩을 배당, 공격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신효섭·홍희곤·염영남 기자>신효섭·홍희곤·염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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