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은 13일 울산에서 북한 장전항 공사를 위한 자재·장비를 바지선에 실어 북한으로 보냈다. 장전항 공사에 투입될 건설인력 88명도 이날 동해항에서 여객선편으로 떠났다. 현대는 이밖에도 선박운항과 하역작업을 위해 150여명을 추가로 파견할 계획이어서 200 수십명의 우리기술진이 장전항공사를 위해 북한에서 일하게 된다. 그동안 말도 많았던 금강산 관광사업의 1단계 준비사업이 드디어 가시화한 셈이다.현재와 같이 정부차원의 대화가 꽉 막혀있는 상황에서 금강산 관광이 실현된다면 이는 남북한 관계에 상당한 진전이다. 민간차원의 협력을 통해 대화에 물꼬를 튼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은 새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회의를 품으면서도 금강산 관광에 기대를 걸어 왔다.
그러나 어느덧 국민들은 금강산 관광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됐다. 현대측은 처음에 9월25일 첫 관광선을 출발시키겠다고 발표했으나 납득할만한 설명 없이 미뤄졌고, 다시 10월말이나 11월중에 가게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분명치 않은 상황이다. 왜 출발날짜부터 정해놓고 무리하게 서둘렀는지, 북한에 무슨 태도 변화가 있었는지 국민은 알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당국간 배제 전략때문에 정부는 이문제를 현대측에 일임했다는 입장이다. 또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내용을 일정기간 비밀에 부치지 않을 수 없는 사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금강산 관광사업에서 주도권을 갖게 되고, 그들의 전략에 계속 말려드는 인상을 주는 상황에서 정부가 팔짱을 끼고 있는 것은 곤란하다. 정부차원에서 보완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은 물론 그간의 사정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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