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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관광 ‘걸음마’/이재열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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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관광 ‘걸음마’/이재열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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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입니다』 13일 북한 장전항 보수 자재와 장비의 출항식이 벌어진 울산 현대중공업 전용부두. 그동안 금강산관광 사업을 추진해온 현대 실무진은 감개무량한 표정이었다. 남한의 장비와 인력을 한꺼번에 북한으로 보냄으로써 6월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방북이후 협상테이블에서 머물러온 금강산관광사업이 현실로 가시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그러나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적지 않다. 그동안의 우여곡절을 되짚어보면 곳곳에 남북한당국과 현대 등 당사자들의 이해득실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취임후 햇볕정책과 정경분리를 남북경협의 대원칙으로 천명했다. 그러나 남북한 당국은 갖가지 규제를 내세워 금강산사업의 뒷다리를 잡았다. 안보문제를 대통령선거에 활용하려 든 판문점총격요청사건도 정치권이 그동안 대북관계에 대해 갖고있는 고정관념을 엿보게 한다. 북한당국은 특히 금강산관광사업과 정명예회장 방북대가로 터무니없는 액수의 달러를 요구했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물론 현대도 남북 양측의 협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현실을 무시하고 출항일자를 미리 못박는 자충수를 두는 우(愚)를 범했다.

남북한당국과 현대가 각자 나름대로의 이해와 논리에 충실하면서 줄다리기를 하는 사이 잊혀진 게 있다. 금강산사업의 역사적 의미와 실향민들의 바램이다.

남북경협의 새로운 전기, 남북관계의 획기적 전환점, 분단이후 첫 인적교류의 디딤돌등 역사적 의미와 1,000만 실향민들의 희망은 실종되고 말았다.

정부는 금강산관광 사업을 고압적으로 「도장」과 「업자」의 관계를 고집했고 북한당국도 다양한 트집으로 금강산사업을 안개속으로 몰아넣었다.

남북한당국은 이제 금강산관광사업의 진정한 당사자인 실향민과 역사를 위해 보다 겸허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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