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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신청 물릴수 없나요”/조흥銀 1,800여명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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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신청 물릴수 없나요”/조흥銀 1,800여명 접수

입력
1998.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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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끝 번복 요청 많아/은행들 금주 신청마감『잘못 신청했습니다. 퇴직을 물릴 수 없습니까』

인원감축 대상 9개 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희망퇴직자 접수를 시작한 조흥은행 인사부 직원들은 13일 아침 이런 전화를 적지 않게 받았다.

퇴직신청 마감일인 전날 퇴직의사를 밝힌 조흥은행 직원들은 집에 가서 하룻밤을 꼬박 뜬 눈으로 새웠다. 고민 끝에 마음을 바꾼 직원들도 많았다. 사람 줄이겠다는 은행에 남아있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나가서 당장 할 일을 생각하니 뽀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한 주 동안 조흥을 비롯해 상업 제일 한일 서울 충북 강원은행등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은행의 직원들은 하나같이 이런 마음 고생을 겪고 있다.

조흥은행은 12일 저녁까지 모두 1,800여명의 퇴직자를 접수했다. 지난 주말까지 신청자가 채 600명이 안되다가 마감일인 이날 하룻만에 1,200명이 넘는 퇴직 신청이 몰렸다. 은행가에서 「대체방」이라고 부르는 같은 은행의 부부 직원 가운데는 거의 대부분 퇴직 신청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조흥은행 인사부 담당자는 『특별퇴직금이 나오는 마지막 기회인데다 주위에서 여러 사람이 퇴직신청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성급히 결정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일단 신청해 놓고 집에 가서 고민하다가 「퇴직 않겠다」고 번복한 사람들이 여럿 전화를 걸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담당자는 『아직까지 감원 목표인 2,220명에 모자라기 때문에 퇴직신청을 취소해 줄 수 없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조흥은행은 희망퇴직으로 감원 목표를 맞추기 위해 퇴직신청을 14일까지 이틀 연장했다. 특히 3급 이상 상위 직급자의 퇴직신청이 부진해 임원들이 직접 직원들에게 퇴직을 고려해 주도록 요청까지 했다.

조흥을 비롯해 상업 제일 한일 서울 외환 충북 강원등은 대부분 이번 주 안에 퇴직 신청을 마감한다. 평화은행만 유상증자 작업을 마무리하는 이달 21일 이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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