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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부끄러워 하지말자/백재승 대한남성과학회장(성의학칼럼: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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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부끄러워 하지말자/백재승 대한남성과학회장(성의학칼럼:11)

입력
1998.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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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능장애 방치땐 가족관계에 악영향/용기내 병원문 노크를『우리 부부는 성생활을 중단한지 몇 해가 됐습니다. 처음엔 입시공부로 늦게 들어오는 애들 때문에 못했고, 대학에 들여보낸 뒤에는 하려고 해도 잘 안됩니다. 요즘은 사업도 힘들고 골치아픈 일이 많아 아예 잊었습니다. 저같은 사람도 치료가 필요합니까』 『몇 번 망설이다가 큰 용기를 내서 왔습니다. 저같은 병으로 찾아오는 사람도 있습니까』. 성기능장애환자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다.

우리나라의 성기능장애환자는 160여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의사에게 치료를 받는 비율은 5%도 안 된다. 좋은 치료법이 많은데도 대부분의 환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모든 환자에게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부부간의 성적 욕구가 완전히 멈춘 상태라면 굳이 치료받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성욕이 없는 것」과 「성기능이 떨어져 성욕이 사라진 것」은 구별돼야 한다. 후자는 성기능이 호전되면 자연히 성욕이 증진될 것이기 때문이다.

성기능장애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아니므로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환자의 몫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더라도 부부간에 최소한의 신체접촉은 있어야 한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남성에게 성기능은 단순한 기능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성적 욕구는 있으나 기능이 뒷받침되지 않거나 부부간에 성적 욕구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환자들이 치료를 기피하면 자신이 고통스러운 것은 물론 사회생활과 가족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도 용기가 없어 혼자 끙끙 앓거나 사이비치료에 현혹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이라도 용기를 내 병원에 가보자. 동료환자들을 보면 고독감(?)이 해소되고 삶의 의욕도 생길 것이다. 성기능장애에 관한한 병원 문턱보다 환자 자신의 마음 속 문턱이 더 높은 것같다.<서울대의대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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