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캠퍼스 영상가요’ 코너취업난 외면한 씁쓸함이/MBC ‘탄생을 축하합니다’ 코너큰 웃음은 없지만 감동이TV의 오락기능은 중요하다. 요즘처럼 사회 분위기가 침울한 때일수록 웃음을 선사하는 TV의 오락기능은 더욱 소중하다. 하지만 웃음에도 종류가 있고 오락에도 나름의 차이가 있다. 일요일 오후 7시 KBS와 MBC의 간판 오락프로그램 「일요일은 즐거워」(연출 이용우)와 「일요일 일요일밤에」(연출 은경표)를 보면 이런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KBS 2TV 「일요일은 즐거워」의 가장 인기있는 코너인 「캠퍼스 영상가요」. 대학의 숨은 재주꾼을 찾아내는 이 코너는 11일 서울시립대를 찾았다. 춤 노래 개그등 저마다의 실력을 맘껏 뽐낸 아마추어들의 웃음경연은 개그맨 강호동의 빼어난 진행솜씨와 어울려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재미있었다.
하지만 끝나고 나면 더 이상 웃음이 나지 않는다. 박수치고 떠들고 웃었던 그들이 정말로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는 요즘 대학생들인가 싶다. 『오락프로그램이 재미있으면 됐지』라는 게 제작진의 변(辯)이라면, 가을철 개편의 가장 큰 주제로 「2TV의 공영성 강화」를 내세운 방송사는 과연 어디인지 묻고 싶다.
이에 비해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코너는 큰 웃음은 없지만 감동이 있다. 병원에서 산모가 아이를 낳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이 코너에는 생명의 고귀함, 초조해하는 가족들의 안쓰러움이 담겨 있다. 진행자인 개그맨 신동엽도 이 때만큼은 숙연해지고 분만실 취재를 맡은 방현주 아나운서도 목이 멘다.
같은 시간대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오락프로그램. 시청자들의 평가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는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김관명 기자>김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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