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하면 내장에 지방축적/다른 영양소 소비를 방해회사원 A(48)씨는 최근 직장의 성인병 검진에서 간기능장애가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등의 성인병도 「요주의」로 나왔다. A씨는 174㎝, 89㎏의 비만형 체격이지만 오래 전부터 그랬기 때문에 심각하게 여기지는 않았다. A씨는 오히려 이번에 발견된 간기능장애나 고혈압등의 성인병만 걱정하며 병원을 찾았다.
검진결과 그는 지방이 피하보다 내장에 많이 축적된 내장형 비만이었고 간기능장애는 중증의 지방간으로 나타났다. A씨는 사업상 거의 매일 바이어들과 술을 마셨다고 한다. 알코올은 비만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알코올 1g의 열량은 7㎉.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의 열량이 1g에 4㎉인데 비해 2배 가량 높다. 양주 1잔(스트레이트)에는 140㎉, 맥주 1캔에 130㎉, 소주 1병에 630㎉의 열량이 들어 있는 셈이다.
다행히 알코올의 열량은 다른 영양소와 달리 체내에 축적되지 않고 온전히 소비된다. 하지만 알코올은 섭취된 다른 영양소의 소비를 방해, 지방의 형태로 체내에 저장되도록 부추긴다. 특히 알코올을 g당 열량이 9㎉나 되는 지방과 함께 섭취하면 지방이 체내에 더 잘 축적된다. 술과 함께 고기를 먹으면 살이 많이 찌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구결과 술을 즐기는 사람은 비음주자에 비해 식사량이 많고 과체중(특히 내장형비만)인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술을 마실 때 삼겹살 돼지갈비 등심등 고지방 고칼로리음식을 안주로 먹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A씨에겐 왜 지방간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이 한꺼번에 나타난 것일까. 과도한 음주로 내장비만이 생겼고, 이 때문에 간기능 이상과 성인병까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성인병을 해결하고 간을 보호하려면 체중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체중을 줄이려면 음주량 제한이 필수적이다.
음주를 일과처럼 해온 사람들이 단번에 술을 끊기란 쉽지 않은 만큼 우선 마시는 횟수와 음주량을 조절해 보자. 소주 한두 병을 마시던 사람은 반 병 정도로, 거의 매일 마시던 사람은 1주일에 2∼3회로 줄인 다음 다시 횟수와 양을 줄이도록 노력한다. 부득이하게 술자리에 가더라도 천천히 마시고 야채 생선등 칼로리가 적은 안주를 먹도록 한다. 음주량만 줄여도 간기능이 회복되고 내장에 축적된 지방이 줄어들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등도 개선된다. 비만한 사람에게 절주(節酒)는 건강을 유지하는 필수조건이다.<양석균 울산대 의대교수·서울중앙병원 소화기내과>양석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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