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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8일 새벽 4시43분/별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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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8일 새벽 4시43분/별이 쏟아진다

입력
1998.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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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터틀혜성 궤도 먼지띠로/지구가 통과하며 流星雨 연출/1시간에 2,000∼1만개 떨어지는/앞으로 100년동안 못볼 우주쇼11월18일 새벽 별똥별이 연출하는 우주쇼가 하늘을 수놓는다. 바로 사자자리 유성우(流星雨)의 날이다. 사자자리 유성우는 33년을 주기로 태양을 돌고 있는 템플­터틀혜성에 의해 탄생된다. 폭우처럼 쏟아지는 별똥별의 축제. 1시간에 2,000∼1만개의 유성이 대기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유성우는 혜성의 불꽃이다. 혜성은 태양 가까이 갈수록 얼음핵이 증발하며 먼지나 모래같은 물질을 많이 남긴다. 혜성의 궤도를 따라 잔해는 먼지띠를 형성한다. 지구가 이 띠를 통과할 때 잔해물질은 대기권으로 떨어지면서 밝게 타오른다. 이것이 유성우다.

지구는 매년 11월17, 18일 템플­터틀혜성의 궤도를 통과하는데 이 위치가 별자리로는 사자자리. 해마다 이맘때면 템플­터틀혜성이 과거에 만들어 놓은 잔해의 일부가 유성우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올해 사자자리 유성우는 특히 주목할 만한 이유가 있다. 템플­터틀혜성이 2월 근일점(태양에 가장 가까운 위치)을 지났기 때문이다. 그만큼 불씨가 될 땔감을 많이 남겼다.

2000년까지 대규모 유성우가 내릴 가능성이 있는데 특히 18일 새벽은 음력 29일로 달이 없어 관측에 더할 나위없는 조건이다. 올해 조건과 비슷했던 1833년과 1966년 사자자리 유성우는 시간당 5만∼15만개나 떨어지는 장관을 펼쳤다.

지구가 먼지띠를 통과하는 시간은 11월17일 19시43분(세계시), 한국시간으로 18일 새벽 4시43분. 유성의 활동이 한창일 때 동아시아가 밤을 맞는 것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최적 관측지는 새벽 2시43분의 방콕. 내년엔 11월18일 오전 1시48분(세계시) 유럽에서 사자자리 유성우를 볼 수 있지만 달빛이 밝다.

유성을 만드는 물질은 모래알 정도로 작고 가볍다. 밀도는 ㎤당 0.8g. 물에도 뜬다. 입자가 좀 크면 연기를 내며 타오르는 화구(火球)가 된다. 특히 사자자리 유성우의 속도는 일반 유성보다 4배나 빠른 초속 71㎞에 달한다. 템플­터틀혜성이 다른 혜성과 달리 지구 공전방향과 반대로 돌기 때문이다. 입자는 작지만 사자자리 유성우가 화려하게 자기 몸을 불사르는 이유다.

올해를 놓친다면? 100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템플­터틀혜성이 태양의 중력을 받아 지구에서 멀어지는 바람에(섭동·攝動이라 한다) 2098년이나 2131년까지 이런 장관은 바랄 수 없다. 올해 사자자리 유성우는 놓치면 평생 후회하게 될 별똥별의 축제이다.<김희원 기자>

◎유성우 보려면/해뜨기 1∼2시간전 육안 관찰 가능

유성우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 망원경같은 관측도구는 필요없다. 그보다 초겨울 새벽의 한기를 막아줄 두꺼운 옷과 새벽에 깨어 있을 준비를 하면 된다. 무엇보다 적합한 시간과 장소를 고르는 게 핵심이다.

혜성에 의해 형성되는 군(群)유성은 마치 한 점이 방사형으로 퍼지듯 우주공간으로 쏟아진다. 이 점을 복사점이라 한다. 사자자리 유성우는 복사점이 낫모양의 별무리에 있다. 사자자리가 높이 떠오를 때 유성우가 가장 잘 보인다. 사자자리는 오전 1∼2시 동쪽 하늘에서 떠오르기 시작하며 유성우의 피크타임은 해뜨기 1∼2시간 전.

장소는 주변 불빛이 없는 곳을 고른다. 물론 도심보다 시골이 좋다. 도심 안에서도 가까운 산등 불빛이 가장 적은 곳을 찾아보도록 하자. 특별한 도구는 필요없다. 육안관측이 가능한데다 망원경은 오히려 시야를 제한한다. 초단파라디오를 틀어놓으면 「유성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유성은 전파를 발산하기 때문에 떨어질 때마다 라디오에서 직직하는 소리를 낸다.

국립천문대의 문홍규 연구원은 『유성을 보는 순간에는 세상의 온갖 시름도 잊을 수 있다』며 그 황홀한 경험에 동참할 것을 권하고 있다.

◎유성우 초속 71㎞… 인공위성 충돌 피해·작동오류 가능성

별똥별의 축제는 사람에는 색다른 즐거움을 주지만 인공위성에는 큰 위협이 된다. 미국 항공우주국과 천문학자들은 올해 사자자리 유성우로 인해 위성들이 평소보다 큰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사자자리 유성우의 장관을 연출하는 모든 요소가 위성에는 위협적이다. 템플­터틀혜성이 근일점을 지나 잔해물질이 많고 유성의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그런 요소들이다. 초속 71㎞의 유성과 초속 7.8㎞의 위성이 맞부딪칠 경우 입자는 작아도 속도가 엄청난 유성은 위성에 물리적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사자자리 유성우가 12시간 방전하는 전기에너지가 보통 유성의 수개월∼수년치와 맞먹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전기적 영향으로 인한 위성의 오작동도 예견된다.

항공우주연구소 김병교 박사는 『위성은 가볍게 만들기 때문에 엄청난 속도의 유성과 충돌하면 손상 가능성이 크다』며 『통신위성의 중계기 일부를 손상시켜 지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특히 위성은 부품 하나라도 고장나면 전체가 쓸모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호주의 천문학자 던컨 스틸은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 기사를 통해 『지구위치측정시스템(GPS)의 정확성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암시했다. 그는 유성우가 위성에 영향을 미칠 확률은 1,000분의1이라는 견해에 대해 더 큰 위험과 경제적 손실을 경고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과 러시아등 많은 국가들은 11월 중순 이전의 위성발사계획을 사자자리 유성우 이후로 연기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유성우가 정확하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66년 사자자리 유성우는 매머드급 유성폭풍이었지만 당시 지구 궤도상에는 지금처럼 위성이 많지 않았었다. 유성폭풍의 정확한 결과는 우주쇼가 지나봐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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