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과 같은 자극이 NO를 발생시킴으로써 근육이완 유도하는 메카니즘 발견통해 심장병 등 치료제 개발 기여노벨상을 만든 노벨은 1896년 심장병으로 사망했다. 그의 주치의는 다이너마이트의 원료인 니트로글리세린을 먹을 것을 권했다. 정확한 이유는 몰랐지만 니트로글리세린이 심장의 통증을 완화해준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두통 탓에 의사의 권유를 뿌리친 노벨은 결국 목숨을 잃었다. 올해 노벨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미국 뉴욕주립대 로버트 푸르고트 교수등은 니트로글리세린이 분해되면서 생긴 일산화질소(NO)가 심장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 노벨이 심장병으로 죽은지 102년만에 심장병 치료제 개발에 기여한 3명의 약리학자가 노벨상을 받은 것이다.
푸르고트 교수등은 인간이 의식적으로 조절하지 못하는 근육의 이완경로를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NO는 세포의 활동을 일으키는 신호전달의 매개물. 혈관내피세포에서 생성돼 혈관을 확장함으로써 심혈관계를 보호한다. 푸르고트는 80년 혈관내피세포에 작용해 혈관을 확장시키는 어떤 물질이 있다는 것을 처음 밝혀냈다. 또 루이스 이그나로는 86년 이 혈관확장물질이 NO라는 사실을, 페리드 무라드는 니트로글리세린이 분해되면서 NO를 생성한다는 것을 처음 규명했다.
푸르고트 교수와 25년간 함께 연구했던 뉴욕주립대 명예교수 이광수(李光秀·80) 박사는 『햇빛과 같은 자극이 근육의 세포막을 통해 들어가 NO를 발생시킴으로써 근육의 이완을 유도한다는 게 이론의 핵심』이라며 『이같은 연구는 심장병 발기부전 고혈압등의 치료제 개발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NO는 현재 심장병 치료에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박원순(朴元淳) 교수팀은 97년 4월 폐동맥 고혈압과 선천성 심장병으로 호흡곤란을 느껴 내원한 어린이 환자 35명에게 NO를 투여했더니 사망률이 70%에서 29%로 낮아졌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화이자가 개발한 비아그라는 이들의 연구결과가 그대로 적용된 케이스. 즉 NO가 발기억제효소(PDE5)의 활동을 차단함으로써 발기근육을 이완시킨다는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김덕경(金德經) 교수는 『NO는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이며 몸의 방어력을 키우는 역할도 한다』며 『따라서 NO를 만드는 인체 기능에 장애가 생기면 심장병 고혈압 발기부전등이 생기고 신경전달물질이 교란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백혈구가 NO를 이용해 종양세포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암치료제 개발에도 기여할 전망이다.<고재학 기자>고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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