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과 장기신용은행의 합병이 난항을 겪고 있다.12일 금융계에 따르면 두 은행은 내년 1월4일 새 은행 출범을 목표로 이달말 합병주총을 열 예정이지만 임금체계조정과 직원감축문제 등이 걸림돌이 돼 실무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애로사항은 임금문제. 두 은행 합병추진위원회 대표들은 성과와 능력에 원칙을 둔 신인사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데는 합의했다. 하지만 장은측은 신인사 시스템으로 인해 기존 임금이 줄어들어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장은 직원들의 임금수준은 국민은행보다 평균 30% 높은 상태. 여기에 진급이 3∼5년 빠른 점을 감안하면 장은 직원은 같은 경력의 국민은행 직원보다 40∼50% 많은 월급을 받아왔다. 때문에 국민은행은 은행권 최고수준인 장은의 월급을 대폭 삭감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인원감축에 있어서는 국민은행이 난감한 처지다. 대동은행을 인수하면서 이 은행 직원 522명을 채용했기 때문이다. 인원감축을 실시할 경우 이들보다는 기존 직원들이 감원될 수 밖에 없어 반발을 무마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반해 장은측은 두 은행 직원을 최소 30% 동등감축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입장차이로 협병추진위 협상과정에서 한때 장은측이 철수의사를 밝히는 등 진통이 거듭되고 있다. 장은 노조는 행장퇴진운동을 벌이기로 하고 12일 「우리는 진정한 리딩뱅크를 원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반발수위를 높이고 있다. 양 은행 관계자들은 『두 은행이 워낙 다른 점이 많긴 하지만 예정대로 합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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