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단풍/추워지면 엽록소 파괴 다른색소 드러나(권오길의 생물이야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단풍/추워지면 엽록소 파괴 다른색소 드러나(권오길의 생물이야기)

입력
1998.10.13 00:00
0 0

「봄소식은 남녘에서 올라오고 가을낙엽은 산꼭대기에서 내려온다」는데 만산홍엽(滿山紅葉)으로 불타는 산의 정취는 괜히 사람을 들뜨게 한다.저 단풍은 왜 같은 곳의 나무들이 하나같이 같은 날 붉고 노랗게 물들어가는 것일까. 작년 여름은 덥고 건조했으며 금년은 서늘하고 습기가 찼다해도 잘 관찰하면 어느 해나 같은 날에 단풍이 지기 시작하는 것이니 이것은 일조시간이 점점 짧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온도 차츰 떨어진다. 나무들도 겨울채비로 세포 속에 당(糖)을 쌓으면서(이 과정 없이 갑자기 추워지면 냉해를 입는다) 잎을 떨어버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단풍색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봄 여름에는 잎에 엽록소가 많아서 녹색이나 가을이 오면 온도에 약한 엽록소가 파괴되고 그것에 가려 있던 카로티노이드계(카로틴, 크산토필) 색소가 드러난다. 잎에 카로틴색소가 많은 붉나무나 단풍나뭇잎은 빨갛고 크산토필이 많으면 은행잎처럼 샛노랗게 된다. 알고보니 엽록소를 빛으로 보호하고 광합성을 보조하던 색소들이 일엽지추(一葉知秋)라고 우리에게 가을을 알려온다.

허나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늦여름과 가을에 날씨가 좋으면(빛의 양이 많으면) 단풍이 더 아름답다 하지 않는가. 일조량이 많으면 당의 생성이 많아지고 이 당이 제3의 색소인 안토시아닌과 반응하여 온 산에 불이 탄다. 잎을 찧어 알코올에 녹여서 여과지에 올려보면 잎의 여러가지 색소가 분리되는 간단한 실험도 단풍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강원대 생물학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